사춘기 소녀들과 밴드음악으로 대통합
차를 타고 음악을 듣다가
클라이맥스인데 내려야 하는 상황,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지난 주말, 우리 네 식구는 캄캄한 도로를 따라
고음이 난무하는 락밴드 곡을 들으며
밤산책에 나섰다.
요즘 학원이 끝나면 스터디 카페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늦게 귀가하는 큰 딸을 데리러
우리 부부는 마중을 간다.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데리러 갔고
집으로 오는 길, 차 안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듣는데 도착할 무렵 하이라이트 부분이 남은 것이었다.
"아, 다 듣고 내리고 싶은데..."
아이가 아쉬워하자,
"그럼, 드라이브 갈까?" 남편이 물었다.
"오케이, 집에 있는 동생한테 전화해, 내려오라고!"
이렇게 우리는 급작스럽게 실내복 차림으로
음악으로 대통합해서 드라이브를 했다.
밴드부로 활동하는 아이는 요즘 9월에 할
버스킹 곡을 고르느라 고심 중이었다.
데이식스, 실리카겔, 너드커넥션, 유다빈밴드,
터치드 등등등...
달리는 차 안에서 여러 곡을 리스트에 담고는
"엄마, 어떤 곡이 좋겠어?"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이 곡은 기타가 어렵고, 저 곡은 보컬이 넘사벽이고."라며 혼자 중얼댄다.
사실 내 추천대로 곡을 고를 것도 아니면서
뭐 하러 묻나 싶으면서도 성심성의껏 답해줬다.
태어나고 살아온, 살고 있는 시대가 다르니
듣고자란 노래가 다르고, 아는 그룹이 다르다.
그 다름 속에서 곡을 추천하기도 하고,
서로 아는 노래가 나오면 목청껏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짧은 밤산책을 마쳤다.
우리가 밴드 음악으로 대통합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음악의 힘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만약에 하이라이트 부분을 듣지 않고,
피곤하니 빨리 집에나 가자고 얘기했다면
이 보통의 낭만적인 추억은 사라졌을 거다.
사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사소한 일상을 나누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각자 일과 학업 등 바쁘다는 이유로
사소한 일탈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남편의 "드라이브 갈래?"
이 한마디는 우리 가족이 오랜만에 뭉치는 작은,
그러나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9월에 있을 딸아이의 밴드부 버스킹이 성공적으로 끝나길 바라며!
기억소환-10대 듣던 록음악 주인공들
부활, 무한궤도, 김경호, 박완규
그리고 그린데이, 라디오헤드, 라르크 앙 시엘
ROCK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