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콩이 이야기

고양이 집사로 살기

by 평화

올봄, 회사 앞마당에서 지내던 길고양이 고순이가 새끼를 네 마리 낳았다. 그중 한 마리를 입양해 집으로 데려오는 날, 차 안에서 덜덜 떨고 있는 작은 몸이 눈에 밟혔다. 추워서인지, 두려워서인지 알 수 없었고, 이렇게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이 흔들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물로 조심스레 목욕을 시키고 털을 말린 뒤 사료를 챙겨주었다. 그러나 낯선 환경이 무서웠는지 삐용삐용 울기 시작했다. 태어난 지 한 달 남짓 된 새끼를 엄마에게서 떼어 놓았으니 얼마나 불안했을까. 그날 밤, 콩이를 배 위에 올려두고 울 때마다 등을 쓰다듬어서 달래며 재웠다. 마치 어린 딸아이들을 품에 안고 재우던 순간들이 겹쳐 보였다.

손바닥만 한 크기였던 콩이는 사료도 잘 먹고, 가르치지 않아도 모래 화장실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무럭무럭 자랐다. 예방 접종을 모두 마치고 체중이 2kg쯤 되었을 때 중성화 수술도 했다. 넥카라를 찬 채 이리저리 부딪히며 걷는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어쩔 수 없이 착용시켰다. 환묘복이 넥카라를 대신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재빨리 주문해 입혀보니, 처음 입어보는 옷이 낯설 텐데도 콩이는 2주 동안 잘 견뎠다.

이제는 아침 5시 40분쯤이면 골골송과 함께 꾹꾹이로 잠을 깨우는 콩이의 습관이 너무 익숙해졌다.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허전하다. 밤에도 내가 잠자리에 들지 않고 거실에 있으면 졸린 눈으로 곁에 누워 기다린다. 아침이든 밤이든 그림자처럼 함께 있다.

얼마 전 가족 여행을 나흘 동안 다녀오기로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밥과 물, 화장실 관리까지 콩이를 혼자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무실 선생님들이 번갈아 돌봐주며 매일 사진과 영상을 보내줘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앞으로는 가족 모두가 집을 비우는 여행은 아마 쉽지 않을 것 같다. 막내를 두고 온 듯한 마음이 계속 남았기 때문이다. 콩이가 혹여 버림받았다고 느낄까 봐 여행 며칠 전부터 “금방 돌아올 거야. 널 버리는 게 아니야.”라고 여러 번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사실 콩이를 데려올 때 가장 큰 고민은 ‘잘 키울 수 있을까’였다.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었고, 아플 때 제대로 돌보지 못해 먼저 떠나보내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콩이가 우리 집에 온 뒤 가족들은 거실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늘었고, 생명을 돌보며 느끼는 책임감과 사랑이 자연스럽게 더해졌다.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에 부정적이었던 친정엄마도 지금은 누구보다 콩이를 아끼며, 집에 들어오실 때마다 “콩아~” 하고 먼저 부르신다. 콩이가 우리 집에 웃음과 온기를 가져다주는 작은 복덩이가 된 셈이다.

콩이가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리 곁에서 살아주길 바란다. 녀석의 속마음은 알 수 없지만, 몸을 비비고 다정하게 우는 모습을 보면 아마도 이 집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을 콩이도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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