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회사 생활
내가 팀원·팀장이었던 시절에는 상사에 대하여 집중하면서 회사 생활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팀장들은 윗사람은 물론 팀원들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리더인 팀장에 대한 다면평가, 조직문화 진단 등 공식적인 평가와 블라인드 등 비공식적 평가도 더해져 위와 아래 모두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다.
중간에 끼어 위와 아래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낀 리더로서, 정말 팀장 노릇 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팀장인 나보고 어떡하라고!
‘A팀장’에 대한 M팀원의 평가,
“팀원들 의견도 좀 들어주세요. 팀장님은 너무 독단적이에요.”
‘B팀장’에 대한 Z팀원의 평가,
“그냥 팀장님이 정해주시면 좋겠어요. 이 사람 저 사람 의견 다 듣고 언제 결정해요? 고민을 많이 하는 팀장님 때문에 늦어져요.”
팀원의 반응을 보면 ‘A팀장’과 ‘B팀장’은 업무 스타일이 다른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론은 ‘A팀장’과 ‘B팀장’은 같은 사람이다.
블로그에서 보았던 사례이며, 현재 직장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같은 팀장에 대해서도 팀원들은 각자 자기의 기준으로 팀장을 평가하고 반응한다. 특히 실무 주류층이 된 MZ세대의 다양성이 반영되어 나타나는 하나의 단면일 수도.
이런 현실에 놓여 있는 팀장들의 속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나보고 어떡하라고!’
꼰대로 보일까 봐 침묵하는 팀장
직장 내 ‘갑질’과 ‘꼰대질’이 최근 이슈화 되면서 ‘꼰대의 기준’이 더 하향화 되어 가고 있다. 과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말과 행동도 이제는 ‘꼰대스럽다’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경고가 온오프라인 상에 흘러넘친다.
한마디 하고 싶은데 대놓고 이야기했다가 꼰대로 몰릴 수 있는 분위기에서 굳이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침묵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팀장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팀장의 역할인 팀의 성과 달성과 팀원들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 더불어 사람 좋고 침묵하는 팀장은 본인도 더 이상 성장하기는 어렵다.
팀장의 리더십에 대하여 조언하는 글들이 무척 많다. 이 글에서는 내가 팀장으로 돌아간다면 반드시 지키고 싶은 3가지만 안내한다.
업무 차원의 피드백은 반드시 하자
팀장이 팀원들에 대한 격려는 쉽게 하면서도 지적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팀원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 봐 마음 쓰이고, '꼰대'라는 꼬리표가 붙을까 신경 쓰이며, 팀원들 소셜미디어·블라인드에서 뒷말의 대상이 될까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일로 접근했을 때, 업무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영역이라면 넘어가서는 안 된다. 오히려 팀원들은 구체적인 개선 방향의 피드백을 듣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업무적 차원에서 피드백한다는 톤이 유지된다면 팀원들은 꼰대가 아니라 상급자에게 받는 피드백으로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인다. 팀장이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거나, 팀원의 부족한 부분을 피드백하지 않으면 팀원은 성장의 기회조차 없어진다.
업무 차원의 피드백을 꺼려하면 성장하지 못한 팀원으로부터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도 있다.
"왜 진작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왜 그때 피드백해 주시지 않았어요?”
꼰대로 보일까 봐 아무 말 못 하는 리더들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그리고 이것은 일종의 ‘미움받을 용기’이기도 하다.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 용기,
제때 주어야 하는 피드백을 연기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때로는 터놓고 솔직하게 얼굴을 마주하는 용기.
당신이 팀장이라면 지금 그 ‘용기’를 내어 보자.
스티브 잡스는 "유능하고 의지할 만한 직원을 위해 상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이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때 정확하게 지적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직원의 역량을 의심하지 않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직원이 엉망인 것이 아니라 직원의 '일'이 엉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원들 모두를 다 안고 갈 수는 없다
모든 팀원에게 똑같은 수준의 코칭을 해야 할까?
팀원마다 역량, 태도, 성향이 다르다. 효과적인 코칭이 되기 위해서는 팀장과 팀원 모두 자신의 오류에 대하여 인정할 수 있어야 하며, 그래야 현실적인 코칭이 되고 서로가 성장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팀장은 전문 코치가 아니며, 팀장 또한 코칭의 과정을 통해 팀원과 함께 가는 ‘자기 계발의 과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류를 시인하지 않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없는 팀원은 코칭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팀장이 가진 시간과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들이 팀장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팀장의 시간과 에너지를 크게 소모시키는 팀원이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안 되는 현실을 되게 만들려다 보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고, 팀의 분위기가 악화될 수 있으며, 팀장은 에너지가 고갈될 수 있다.
이럴 경우 팀장은 차상위자 그리고 인사팀장과 협의하여 조치를 하는 편이 회사 관점에서도 효과적이다. 안 되는 곳에 힘을 쏟을 이유는 없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팀원들에게 이야기하자
리더의 큰 실수 중의 하나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거나, 팀원들이 그런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적지 않은 리더들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하기가 쉽지 않다. 팀원들에게 무시당할까 봐 또는 팀장의 권위가 떨어질까 우려해서이다. 그래서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거나 과감하게 지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팀원들이 보고할 때 알고 이야기하는지 아닌지를 팀장이 알고 있듯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팀장이 어떻게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겠는가. 그러니 용기를 내어 솔직하게 말하자. 이것은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만듦과 동시에 팀원들로부터 솔직한 리더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