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회사 생활
직장인들의 큰 고민 중의 하나가 이직(移職) 일 것이다.
나는 입사 이후 이직한 경험이 없지만, 이직한 회사 후배들을 보면서 느낀 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직 결정 전, ‘나의 성장 경로’를 되돌아보자
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직의 주요 원인이 있지만,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직을 생각 중인(또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직장인이라면 1)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직장에서의 성장 경로’를 다시 그려보고, 이직이 자신의 플랜 상에 긍정적인 방향인지, 2) 이직에 따른 득과 실을 비교한 후 이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후회를 적게 하는 의사결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상사와의 관계’가 힘들어 이직하려는 경우이다. 현 회사에 남아서 버티는 것과 이직에 따른 많은 리스크들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 관계가 좋지 않은 상사로부터의 탈출 또는 도피가 이직 사유가 된다면 이직한 직장에서의 소프트랜딩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어떤 회사이던 당신이 힘들어하는 유형의 상사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발행한 글에서 언급하였지만 어떤 상사를 만나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리더답지 않은 상사이던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은 상사이던, 상사와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좀 더 노력하는 것이 이직 리스크들을 안고 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직할 경우의 장단점, 세밀히 체크해 보자
현재 보다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회사가 정해졌다면, 입사 결정 전에 아래 항목들을 깊이 있게 고민해 보자.
☞ 나의 직장 생활 성장 경로 계획에 부합하나?
☞ 이직 회사에서 인간관계를 새롭게 형성하고 그 회사의 조직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 등 정신적 비용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이직 시의 이득과 비교)
☞ 그 회사에서 나는 성장할 수 있나?
☞ 몸값을 계속 올릴 수 있는 경력을 쌓을 수 있나?
☞ 연봉 상승 대비 업무의 강도(워라벨의 수준)는 어떠한가?
* 큰 폭의 연봉 상승으로 이직 후배들은 보면 ‘주는 만큼 시킨다’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 옮길 회사의 조직 문화가 어떠한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미리 알아본다)
☞ 연봉은 현재와 비교하여 얼마가 더 오르나? (금전적 이득과 정신적 비용 비교)
* 공제前 연봉이 아닌 공제後의 연봉을 비교해 봐야 한다
* 연봉이 8,800만 원 초과할 경우 구간 세율이 11% p 올라간다(24% → 35%). 따라서 그 구간 이상 연봉자인 경우 실질 연봉 상승분은 적다.
사람마다 이직의 이유가 다양하여 정형화할 수는 없지만, 위의 질문들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많다면 이직을 고려해 볼 만하다.
현 회사에서 마무리를 잘하자
‘리멤버’ 커뮤니티 글에 ‘리더 같지 않은 팀장에게 퇴사(이직) 통보로 통쾌하게 복수했다’는 내용의 글들이 가끔씩 보인다. 그 팀장으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은 팀원으로서 그럴 수 있겠지만 퇴사하면서 마무리를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앞서 발행한 글들에서 ‘직장 생활의 평판’의 중요성을 여러 번 이야기하였듯이 그 팀장을 포함하여 현재의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당신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평판을 만들고 있다. 현재 직장에서 형성된 평판은 이직할 때뿐만 아니라 이직 후에도 따라다닌다. 따라서 퇴사 과정에서도 굳이 나쁜 이미지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직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현재 회사에 알리지 말자
이직하는 회사로부터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난 이후에 현재의 회사에 알리자. 구두로 합격 언질을 받았어도 그 회사의 사정에 따라 채용 자체가 번복될 수도 있다.
이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회사에 알려진다면 ‘회사를 떠날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이직하지 않을 경우 적지 않은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최종 결정되었다면 빨리 직속 상사에게 이야기하자
결정되었으면 직속 상사에게 우선적으로 빨리 알리자. 그 과정에서 상사의 설득이 있을 수 있고 이직 준비한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고 서운해 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을 끌다가 퇴사 며칠 전에 이야기하여 상사를 당황하게 만들어 나쁜 이미지를 남길 이유는 없다.
이직 회사의 출근 일자는 가급적 현재 회사와 협의 후 정한다.
경력 채용 면접 마지막 부분에 통상적으로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냐고 물어본다. 가급적 여유 기간과 레인지를 두고 답하는 것이 좋다. “(합격된다면) 약 한 달 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확정 출근 일자는 현 회사에서의 인수인계 등 협의 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현 근무 회사의 직속 상사와 인수인계 등 출근 필요 기간에 대하여 협의하고 최종 퇴사 일자를 확정한다. 현 회사와의 끝맺음을 깔끔하게 하는 것이 좋으며, 이직 회사에서도 당신을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인식할 것이다.
퇴사 인사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하자
회사 내 친분이 있는 선후배뿐만 아니라 가급적 안면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다시 같은 직장에서 만날 수도 있으며, 이직 후에도 도움 요청 등 교류가 필요할 수 있다.
평소 이미지 관리를 잘하는 후배들 중 작년에 이직하면서 나에게 개별적으로 퇴사 인사를 하고 간 후배들이 있었다. 아직도 나의 기억 속에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다.
약 2년 전 부서장 시절, 부서의 현장 책임자 중 약간의 문제가 있어 퇴사한 리더가 있었다. 퇴사할 때 나에게는 물론 이거니와 같이 근무한 현장의 직원들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늦은 밤에 휙 가버렸다. 자발적인 퇴사는 아니었지만, 어떻게 현장에서 같이 고생한 직원들에게 조차 인사를 하지 않고 갈 수가 있을까?
공교롭게도 올해 3월 안면이 있는 서치펌 임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위에서 언급한 리더에 대하여 나에게 평판 조회가 들어온 것이다. 퇴사한 직원에 대하여 굳이 나쁘게 답할 이유는 없지만, 그 리더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서치펌 임원이 그에 대한 나의 평판을 듣고서 깜짝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직이 결정되었을 때 현 회사에서 깔끔하게 끝맺음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