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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uCHO Sep 26. 2023

일본 결혼·장례식에 참가한다면 미리 알아야 할 것들

우리나라와는 다른 일본 문화


일본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한 회사의 직원 결혼식과 직원 가족의 장례식에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다. 처음 참가할 때는 무지에 따른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회사 일본인 직원들에게 사전에 여러 가지 물어보고 참가하였다.


일본에서 결혼식 또는 장례식에 참가할 때 미리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만한 사항들을 소개한다. 단, 소개하는 글은 작가가 참가한 경험과 일본 직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일반적이지 않는 사례는 이글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일본의 결혼식


어떤 사람들이, 몇 명 정도 참가할까?


• 결혼 일자가 정해지면 신랑신부 측은 각각 결혼식장 초청 하객 리스트를 작성하는데 그 범위는 극히 제한적인 것 같다. 친척과 아주 가까운 지인 정도. 우리나라와는 달리 소수의 하객만을 초대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축의금이 적지 않기 때문에 초대하는 쪽 • 초대받는 쪽 모두 부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초대받은 두 번의 결혼식은 하객들이 30~50명 정도이었고, 장소는 호텔(결혼식장과 연회장)이었다.


• 초청 대상자들에게는 개별적으로 참가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엽서(회신 겸용)를 보내고, 받은 사람은 반드시 참석 여부에 대한 답신을 해야 한다. 신랑신부 측은 답신 온 엽서를 기준으로 결혼식장 세팅 및 식사 수량 등을 준비한다.


축의금에 대한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 축의금에 사용하는 지폐는 새 돈으로 축의금용 규격 봉투에 넣어서 내야 한다. (부의금은 헌 돈을 사용해야 하며, 없을 경우 지폐를 한번 접었다 편 후 사용한다)


• 금액은 지인 또는 직장 관계자의 경우에는 3만 엔이 일반적이다. (출처 : 일본 예식장 검색 정보 사이트 '하나유메’ 조사 결과) 3만 엔의 대략적인 내역은 축하금이 1만 엔, 결혼식 비용(음식값과 답례품비) 2만 엔. 축하금과 결혼식에 드는 실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적당한 금액이었기 때문에 3만 엔 정도가 시세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다만 형제자매와 같은 친족이나 절친 등 아주 까까운 사람은 5만 엔 정도를 낸다고 한다.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낸다면 받는 입장에서는 나중에 같은 금액으로 보답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 결혼식 축의금은 3만 엔이나 5만 엔 등 홀수 금액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홀수를 사용하는 이유는 쪼개지는 짝수는 이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 금액의 액수가 죽음을 연상시키는 '4' (일본어로 ‘시’로 읽으며, 死와 四의 일본어 음독이 같음), 괴로움을 연상시키는 '9' (일본어로 ‘쿠’로 읽으며, 苦와 九 의 일본어 음독이 같음)는 재수 없는 숫자 인식하기 때문에 축의금 숫자에서는 피하는 경향이 있다.


• 다만, '2'는 짝수이지만 최근에는 '부부나 페어'로써 재수 좋은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2만 엔을 하는 경우도 있고, 공무원 사회에서는 경조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축의금이 2만 엔으로 책정되어 있다고 한다. 2만 엔을 낼 경우에는 지폐 수량을 총 3장(1만엔 권 1장 + 5천엔 권 2장)으로 준비하여 홀수를 맞추면 된다.


지인 결혼식에 참가한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결혼식은 통상 3단계(예식 / 피로연 / 파티)로 진행된다. 내가 첫 번째 참석한 결혼식에는 피로연까지 참석하였는데 약 3시간 정도로 걸렸던 기억이 있다. 피로연 때에는 식사를 하면서 신랑 측 및 신부 측 지인들이 나와서 공연(노래/만담/댄스)을 하였다.


결혼식 답례품은 반드시 준다


신랑신부 측은 참가자가 내는 축하금의 30~50% 범위의 금액에 상당하는 답례품을 제공한다. 결혼식뿐만 아니라 장례식에도 참석자 답례품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답례품 지급은 일본 문화에서 디폴트인 것 같다. (답례품이 제공하지 않을 경우 매너 없는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는 정서)


나는 답례품으로 상품 카탈로그 책자(백화점에서 발행)를 받았다. 그 카탈로그에는 과거 우리나라 홈쇼핑 책자와 같이 상품 종류가 매우 많았으며, 나는 그중에서 상품을 선택하여 동봉된 엽서에 기입 후 우체통(*마지막 부분 글 참조)에 넣었고, 얼마 후 주문한 상품이 집으로 우송되었다.



일본의 장례식


조문은 어떤 준비를 하고, 어디로 가나?


장례는 주로 전문 장례식장에서 불교식으로 스님이 주관하는 장례 절차(法事)가 진행된다. 일본 전문 업체들은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을 같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혼식과는 달리 상주들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조문해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장례식(일본어 : ’오쯔야’) 참가 복장은 우리나라와 거의 같다. 남성은 검은색 계열 양복에 흰 와이셔츠와 검은색 넥타이, 여성도 검은색 정장을 입는다. 다만, 불교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염주를 지참하고 참가하는 조문객이 많다.


부의금도 결혼 축의금처럼 많은 금액을 내야 하나?


부의금은 일반적으로 5천엔 정도만 한다. 부의금을 많이 내면 고인의 죽음을 반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하고, 더불어 나중에 상주가 갚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부의금은 새 지폐를 넣으면 안 되며, 부득이하게 새 지폐를 넣게 될 경우에는 새 지폐를 세로로 한번 접었다 편 뒤에 봉투에 넣어야 한다.  앞서 축하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의금 숫자도 '4'와 '9'를 제외한 홀수 단위로 내는 것이 원칙이다.


장례식 참가자에 대한 답례품도 디폴트이다


장례식을 마치고 별도의 식사 제공은 없었으며, 나오면서 답례품을 받았다. 답례품을 일본어로 ‘코덴가에시(香典返し)’라고 하는데 부의금의 30 ~50% 금액 상당의 답례품을 준다.


답례품의 종류는 타월, 녹차, 과자, 세제 등 매우 다양하며 통상 2~3천엔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우체통'을 찾기 어려운데 회신용 엽서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까지 가야 하나?


내가 살던 나가사키에는 과거 우리나라처럼 곳곳에 우체통이 있어서 굳이 우체국까지 가지 않아도 되었다. 

일본에는 여전히 우편량이 많기 때문에 아직도 우체통이 많다. 일본의 우체통의 개수는 인구수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4.6배.


• 전국 우체통 총 개수

 : 우리나라 1만 6천 개 / 일본 17만 6천 개

• 우체통 한 개당 인구수

 : 우리나라  3,222명 / 일본 70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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