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연구] 상사가 답답해 할 수 있는 상황
대기업 건설사, 주택사업본부장 A / 사업기획팀장 B / 분양마케팅팀장 C
주택사업본부장 주관 ‘2024년 주택사업본부 사업계획(안) 보고회’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업본부의 주요 팀장들이 순서에 따라 스크린과 단상이 있는 앞쪽으로 나가서 발표를 한다.
B팀장 : “2024년 주택사업본부 매출과 손익 계획에 대하여 보고 드리겠습니다. 보고 목차는 …”
A본부장 : “잠깐. 목차는 됐고, 바로 시작하세요!”
A본부장의 지적에 당황한 B팀장은 계속 더듬으면서 발표를 이어간다. B팀장이 매출 계획에 대하여 발표하고 있는 도중에 A본부장이 질문한다.
A본부장 : “내년 매출 계획을 너무 긍정적으로 잡은 것 같은데 달성 가능할까?”
B팀장 : “내년도 매출 계획은 ‘세계은행’과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과 CPI 전망치를 반영하였으며, 더불어 주택의 공급과 수요 예측치를 감안하였고, 당사의 ….”
A본부장 : “저기 B팀장! 내가 뭐라고 물었나?”
B팀장 : “네... 내년 매출 계획이 달성 가능하냐고 물으셨습니다.”
A본부장 : “그럼 그것에 대한 답을 해야지! 세계은행, 한국은행 이야기는 왜 나오나? 그렇게 장황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답은 언제 할 건가? 오늘 발표하는 팀장들이 많은데 당신이 이렇게 시간 잡아먹으면 보고회를 시간 내 마칠 수 있겠나?”
A본부장으로부터 또다시 지적을 받은 B팀장은 머리가 하얘진 상태에서 허겁지겁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이어서 C팀장이 앞으로 나가서 발표를 한다.
C팀장 : “내년도 분양마케팅계획은 재개발사업지구를 중심으로 조합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여…”
C팀장은 단상에 서서 피보고자들과는 전혀 눈을 맞추지 않고 스크린만 쳐다보면서 읽고 있다. A본부장 등 보고회 참가자들은 보고 내용에 집중하기 힘들었으며, C팀장이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였다. C팀장이 발표를 마치자 침묵하고 있던 A본부장이 한마디 한다.
A본부장 : “C팀장. 스크린만 보고 읽을 거면 나가서 발표는 왜 하나? 자료로 대체하면 되지!”
주택사업본부의 보고회는 B팀장과 C팀장에 대한 A본부장의 냉엄한 지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였다.
회사 생활에서 가장 긴장하는 상황 중의 하나가 경영진을 포함한 여러 사람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경우이다. 발표 자료를 아무리 잘 만들었더라도 전달력이 부족하거나 발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여 프레젠테이션을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보고서 작성도 중요하지만,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어떤 준비를 하고 연습해야 하는 지애 대하여 제안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직원이 높은 평가와 좋은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발표 자료를 외우지 말고, 스토리를 만들자
리더(팀장)가 발표를 할 경우 팀원이 작성한 자료를 읽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작성은 팀원이 하였더라도 발표자(리더)는 그 내용을 어떤 스토리로 전달할 것인지 미리 고민하고 머릿속에 넣어 두어야 한다. 스크립터를 본인이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면서 읽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가지고 발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전달력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고, 특히 질문이 나올 경우 대응하는 유연성이 달라진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여유와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부서장으로서 발표하는 보고회가 있을 경우, 나는 항상 부서 선임 팀장에게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고의 흐름(스토리)'에 대하여 의견을 나눈다. 이를 바탕으로 선임 팀장이 작성한 자료를 내가 직접 최종적으로 수정 및 보완을 하였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발표자인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스토리를 완성하였다. 발표의 스토리가 만들어지면 스크린이나 원고를 굳이 안 봐도 되고 어떤 질문이 와도 답할 수 있다는 여유와 자신감이 생긴다.
말을 더듬고, 시선 처리가 불안해진다?
스토리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말을 더듬고 시선 처리가 불안해진다. 본인의 생각이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눈치를 보게 되고 질문이 있을까 봐 불안하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면 말을 조금 더듬어도, 약간 긴장을 하여도 문제없다. 빨리 말하려고 하면 말을 더듬게 되기 때문에 정리된 생각을 천천히 전달하면 된다.
발표의 전달력을 높이려면
프레젠테이션은 일반적으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이 계속 집중하기는 쉽지 않다. 듣는 사람들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발표자는 전달력을 높이는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 시작할 때 목차를 읽지 말고, 바로 들어가자
· 많은 발표자들이 목차를 쭉 읽는다. 내용상 의미가 없고 중복이며 시간만 잡아먹는다. 목차를 꼭 말하고 싶다면 "오늘 발표할 순서는 (화면의 목차를 가리키고) 다음과 같습니다."만 언급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자.
- 읽지 말고 스토리를 이야기하자
· 읽으면 말이 늘어지고 흐름이 보이지 않으며, 중복이 발생하고 주장하는 바를 알기 어렵다
- 시선을 듣는 사람에게 둔다
· 준비된 자료 또는 스크린을 보고 발표를 하면 읽는 것과 다를 바가 없고 듣는 사람들이 집중하지 않게 된다
· 발표할 때의 시선은 듣는 사람에게 두고,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을 경우 스크린 상의 그 부분을 가리키면서 주목도를 올린다
- 마무리할 때도 바로 끝내자
· 발표한 내용을 다시 요약하거나 강조하는 것은 중복이다
예상되는 질문을 미리 뽑아보고, 답변을 준비하자
질문자들은 근거(이유)가 알고 싶고, 이상하면 확인하려 한다. 보고받는 사람들이 무엇을 궁금해할지 논리적 생각을 통해 질문을 예상해 보고, 답변도 미리 준비하자.
준비된 발표자는 문제를 알고 질문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문제를 모르고 질문을 당한다. 질문을 당하게 되면 전체 발표의 흐름이 깨지기 쉽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스토리를 가지고 간결하게 답하자
- 짧게 이야기하자
· 스토리 있는 답변을 하려면 ‘짧게 말하기’가 전제 조건이며, 짧게 이야기하려면 ‘수식어’를 줄이고 ‘명사’와 ‘동사’ 위주로 말하자
· 짧게 이야기하면 질문과 응답을 내가 주도할 수 있고, 길게 말하면 질문자에게 끌려간다 (중언부언으로 논리가 끊겨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다)
-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반드시 ‘두괄식’으로 답부터 이야기한다
· 위 사례에서 보았듯이 질문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장황하게 설명하려 한다. 질문자가 원하는 것은 명확히 질문 속에 나와 있다. 답부터 먼저 하고 필요하면 부연 설명을 하자
-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는다
· “질문에 답변드리겠습니다.” 등 필요 없는 이야기는 시간만 낭비되며, 듣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든다.
간략하면서도 스토리 있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려면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 윌슨 대통령’의 명언을 인용한다.
60분짜리 연설은 바로 할 수 있고,
30분짜리 연설은 이틀이 필요하고,
15분짜리 연설은 사흘이 필요하고,
10분짜리 연설은 일주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