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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uCHO Oct 24. 2023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사례 연구] 상사가 불편해 할 수 있는 상황



Situation

 

이전 발행 글(내가 지시한 건, 어떻게 되었어?)의 상황이 이어진다.

 

대기업 건설 계열사 주택사업본부장 A / 주택사업기획팀장 B

 

A본부장으로부터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한 질책성 질문을 당한 B팀장은 다음날 퇴근이 다되어 갈 무렵 ‘주택법 개정안 보고서’를 들고 A본부장 방으로 들어간다.

 

B팀장 : (똑똑) 본부장님, 보고 드리러 왔습니다.

 

저녁 약속이 있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A본부장은 인상을 쓰며 쳐다본다.

지시한 지 1주일이 지난 건을, 그것도 이야기해야 가져오고, 또한 퇴근하려던 참에 들고 오는 B팀장을 보자 A본부장은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다.

 

A본부장 : (‘주택법 개정안 보고’ 건 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뭔데?”

B팀장 : “주택법 개정안 검토 결과 보고드리려 합니다.”

A본부장 : “어제, 내일 보고 하겠다고 하더니 꼭 퇴근 시간이 다 된 이 시간에 보고해야 하나?”

B팀장 : “죄송합니다. 그래도 오늘 중으로는 보고 드려야 할 것 같아서…”

A본부장 : (인상을 쓰며) “약속이 있어 곧 나가봐야 하니까, 간략하게 보고해 봐!”

 

A본부장의 반응에 주눅이 든 B팀장은 위축된 상태에서 보고서를 보면서 보고를 한다.

 

B팀장 : “’주택법 개정안’에 대하여 보고 드리겠습니다. 개정 배경은 …입니다.”, “다음은 주요 개정 내용입니다.”

 

B팀장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보고서를 휙휙 넘겨서 살펴본 A본부장은 B팀장의 이야기를 끊고 한마디 한다.

 

A본부장 : “이 보고서에 있는 ‘배경, 주요 개정 내용, 향후 일정, 주택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온라인상에 있는 것들 정리한 것 아닌가?”

 

B팀장 : “네. 국회를 포함하여 여러 자료들을 종합하여 정리하였습니다.”

A본부장 : “온라인 자료 정리하는데 1주일 이상 걸린 이유는 뭔가?”

B팀장 : “네… 다른 업무와 중복이 되어서 시간이 걸렸습니다.”

A본부장 : “당신은 업무 우선순위도 모르나?”(한숨이 이어짐) 그건 됐고!”

 

B팀장의 답변에 더욱 화가 난 A본부장이 다시 질문을 한다.

 

A본부장 : “주택법 개정안,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B팀장 : “어떻게 할 거냐는 말씀이…?”

A본부장 : “내가 이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한 이유가 뭔가?”, “’주택법 개정이 우리 회사의 주택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지’가 이 보고의 핵심 아닌가? 정보만 나열한 보고서가 무슨 의미가 있나?”

 

A본부장은 심한 질책에 B팀장은 어찌할 바를 몰라 멍하니 보고서만 바라보고 있다.

A본부장 : “방금 내가 이야기한 내용 중심으로 내일 퇴근 전까지 다시 해서 가져와!”

 

 

Issue

 

회사 업무 중에 오로지 ‘정보(팩트)’만을 보고하는 경우가 가끔은 있다. 이 경우에는 굳이 대면 보고를 할 필요는 없다. 이메일 또는 SNS로 보고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상사의 판단 또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보고서에 정보(팩트)만 나열되어 있다면 상사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런 보고를 받게 되면 상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

 

‘정보를 알려 주었으니 그 의미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그런 보고를 받은 상사의 반응은 대부분 위 사례와 같을 것이다. “그래서, 어쩔 건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Solution

 

보고서에는 의미와 의견이 담겨 있어야 한다

 

보고서에 정보(팩트)만 나열하면 의미가 안 보이지 않아 질문이 많아지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상사가 재보고 지시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 번 만에 완결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의미’는 보고자가 만들어야 한다. 상사는 그 의미를 들어보고 판단하지 스스로 그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보고자가 ‘나는 정보를 전달했으니, 그 의미는 당신이 알아서 파악하세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상사와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특히 '데이터 중심 보고서' 상의 숫자에는 반드시 그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보고자가 해석하고, 그 해석을 기준으로 내 생각(의견)을 정리하여 나타내야 한다. 보고서에는 ‘정보(팩트)’만이 아니라, 내 생각이 담겨 있어야 한다

 

내 생각(의견)을 제시했다가 상사의 의견이 다르면 더 곤란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정식 보고 전에 중간보고 또는 태핑을 통해 상사의 생각을 파악하여 보고서에 반영해야 한다. 상사의 생각과 다른 나의 의견을 주장하고 싶다면 더 철저히 근거나 논리를 준비하면 된다.

 

‘스토리’가 중요하다

 

‘스토리’로 만들어진 보고서로, ‘스토리’를 가지고 로 보고한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의미’를 별도로 고민하거나 만들 필요가 없다.

 

‘보고서가 소설도 아닌데 무슨 스토리?’

 

기 발행한 글(알고 있으면 유용한 업무 접근법)에서 설명한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보고서 작성 전, ‘구상 정리 단계’의 과정을 거치면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구상 정리' 4가지 프레임(원칙)

 

프레임 1. (이 일을) 왜 하지?

프레임 2. (왜) 문제가 발생했지?

프레임 3. (그러면) 어떻게 하지?

프레임 4. (실행하려면) 무엇을 하지?

 

‘이 업무를 왜 하야 하는지, 문제는 무엇이고 왜 발생했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해결방안을 실행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토리’로 무장된 보고서로 ‘스토리’를 가지고 보고를 하면 재보고 해야 하는 가능성이 매우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 자신감과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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