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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uCHO Nov 03. 2023

5년 살았던 나가사키, 오랜만에 갔다 오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일본 문화


지난 10월 초반 연휴 기간, 추억의 나가사키를 오랜만에 지인들과 함께 2박 3일 다녀왔다. 나가사키 시민이 아닌 아닌 관광객으로서 찾은 나가사키의 정취와 음식이 나를 반겨 주었다.

 

항공편 도착지는 후쿠오카

九州横断自動車道(큐슈횡단자동차도)를 이용하여 이동


출국 전 ‘Visit Japan Web’으로 사전에 ‘입국심사 · 세관신고 등록’을 마치고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하였기에 입국 절차는 간편하게 진행되었다. 변화가 더딘 일본에도 비대면 프로세스가 일찍 도입된 것은 코로나의 강력한 힘이 작용하였음을 느낄 수 있다.

 

직항이 없기에 후쿠오카(福岡) 공항에서 내려 나가사키(長崎) 까지는 호텔에서 제공한 셔틀 밴을 타고 이동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밖의 풍경은 변함이 없었고,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로 접어드니 토기츠쵸(時津町)의 친숙한 광경들이 펼쳐진다.


지방 도시인데도 왜 이리 '중고차 매장'이 많을까?


나가사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작은 지방 도시인데도 왜 이리 중고차 매장이 많을까? 도로 몇 백 미터 간격으로 오프라인 중고차 매장이 나타난다.

 

주변의 주요 도시 인구는 나가사키시(長崎市) 약 40만 명, 토기츠쵸(時津町) 약 3만 명에 불과한데 중고차 거래가 얼마나 많길래 중고차매장이 즐비한 지 아직도 의문이다. 주재원 근무 시 일본인 직원에게 물어봤었는데 뚜렷한 답을 얻지 못했다.

토기츠쵸 도로 상의 중고차매장


나의 最愛(최애) 현지 음식들을 오랜만에 맛보다

 

3일 동안 ‘내가 좋아했던 음식점’ 몇 군데 찾아갔다. 지난 발행 글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혹시 나가사키를 여행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은 가보시길 추천한다. (단, 교통이 불편한 단점이 있다)

 

割烹 いわさき(갓포우 이와사키), 우동과 오뎅   

 * 割烹(갓포우) : 요리

갓포우 이와사키

머문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우동집이다. 주재원으로 있을 때 회사와도 가까워 점심시간 일주일에 한 번은 갔던 맛집이다.

 

오랜만에 찾아가니 안쪽에 있던 공간을 폐쇄하여 테이블 개수가 줄었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이 많아 약간 대기를 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찾아오기 힘든 식당인데, 이제는 손님들의 대화 속에 한국말도 들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 ‘에비텐 우동(새우 튀김 우동)’이 재료 소진이라고 하여 아쉬웠다. 대신 먹은 ‘고보우텐 우동(우엉 튀김 우동)’도 맛있었다. 아마도 깊은 맛의 육수가 같기 때문일 것이다.

고보우텐 우동


이 식당의 또 하나의 대표 메뉴는 ‘오뎅’. 가격은 1개당 110엔, 셀프 이용이며 나갈 때 정산. 나가사키는 해안을 끼고 있기 때문에 '어묵(카마보코/ 蒲鉾)'이 일본에서도 유명한 지역이다. 나가사키 어묵은 맛이 깊고 진하다. 아래 사진과 같이 오뎅의 종류도 다양하여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다.


[용어 정리]

우리나라에서는 '오뎅 = 어묵'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어를 기준으로 하면 '오뎅(おでん)'은 어묵 등이 들어간 요리를 의미한다. 오뎅의 재료 중의 하나인 '어묵'은 일본어로 '카마보코(かまぼこ/蒲鉾)' 라고 한다.

'이와사키' 오뎅바


ふくの湯 (후쿠노유), 소프트 아이스크림


나가사키 살면서 한 달에 2번 정도는 가족과 함께 이용한 온천시설 '후쿠노유'.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지금은 한국인 나가사키 투어 필수코스가 된 듯하다. 한국어 안내문도 많이 보이고 한국말도 자주 들렸다.

 

내부 식당들의 음식 대부분이 먹을 만한데, 나는 후쿠노유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특히 좋아한다. 이번에도 3개를 먹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은 여전하였다.

후쿠노유 소프트 아이스크림


燒肉 司 (야키니쿠 츠카사), 소고기 구이 / 김치찌개

이 식당도 가족과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갔던 곳이다. 오랜만에 찾아가니 연세가 많으신 사장님이 나를 매우 반겨 주신다. 지금은 따님이 운영하고 있지만 사장님도 가끔씩 나오신다고 한다.



나가사키에 야키니쿠(燒肉) 식당이 여러 곳 있지만, ‘츠카사’는 고기 맛이 좋고 가성비도 뛰어나다. 특히 김치찌개는 나가사키에서 제일 잘하는 식당이라고 확신한다. 식당 사장님이 2010년대 후반 ‘부산’에 가서 김치 담그는 법과 김치찌개 끓이는 법을 직접 배워 와서 만들기 때문이다.




2박 3일 동안 호텔 외부를 다닐 때에는 현지 지인이 빌려준 소형차를 내가 직접 운전하면서 다녔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운전석 위치의 어색함은 주재원 5년간의 운전 기억력이 금방 없애 버렸다.


편안하게 나를 맞아준 나가사키, 노년에 와서 살아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귀국하면서 또 한 번 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사람이고 판단하는 나의 기준

 

일본에서 ‘아! 저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이다.’라고 알 수 있는 방법을 오랜 나의 경험으로 터득하였다. 그 대상은 대부분 중년의 남자.

 

첫째는 ‘복장’이다. 아웃도어복을 입고 있으면 한국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가사키 살면서 등산을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아웃도어복을 입고 다니는 일본인을 본 적이 없다. 평소에 왜 입지 않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두 번째는 ‘뒷짐’이다. 뒷짐을 진 일본인을 본 기억은 없다.

 

따라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웃도어복을 입고 뒷짐을 지고 있으면 99% 우리나라 사람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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