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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uCHO Oct 27. 2023

일본인의 ‘굿즈’ 구입 성향과 엔터테인먼트사업

우리나라와는 다른 일본 문화


일본의 테마파크 ‘도쿄디즈니랜드·도쿄디즈니씨’ (도쿄디즈니리조트, 이하 ‘TDR’),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하 ‘USJ’)을 이용해 본 분이라면 퇴장 시각 출구를 빠져나오는 대부분의 입장객들이 굿즈를 담은 쇼핑백을 가득 들고 나오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TDR • USJ 모두 여러 번 이용하였던 나는 항상 의문을 가졌다. ‘뭘 저리 많이 사서 들고 나오지?’, ‘샵에서 상품들 봤을 때 딱히 살 것도 별로 없더구먼’.

 

일본인들의 굿즈 구입이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테마파크 사업’와 ‘공연사업’을 통해 살펴본다.


 

테마파크 사업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표적인 테마파크 ‘에버랜드’와 ‘TDR’의 사업 실적을 통해 입장객들의 굿즈 구입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 본다. (실적 자료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을 기준으로 한다)


아쉽게도 ‘에버랜드’는 ‘삼성물산㈜’의 하나의 사업으로 들어가 있고, 세부적인 실적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가 어려웠다.

 

TDR ‘테마파크사업’

매출액 : 4,375억

매출액 구성비

 • 입장수입        : 46.1%

 • 상품판매수입 : 34.8%

 • 식음판매수입 : 17.5%

영업이익 : 1,072억

영업이익률 : 24.5%

[자료 출처 : 株式会社オリエンタルランド(Oriental Land Co., Ltd.) IR자료]

 

삼성물산 '레저부문' (주 1~3 참조)

매출액 : 6,960억

매출액 구성비 : 알 수 없음

영업이익 : 490억

영업이익률 : 7.0%

[자료 출처 : 삼성물산㈜ IR 자료]

 

 주 1)  ‘레저부문’에는 ‘골프장사업(4개 골프장)’과 ‘조경사업’이 포함되어 있어 ‘에버랜드’만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알 수 없다.


 주 2) 온라인상에는 ‘에버랜드’만의 매출액은 약 5천억원, 매출액 중 ‘상품판매수입’의 비중은 2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주 3) 골프장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일반적으로 20% 이상이므로 전체 영업이익 490억원 중 ‘에버랜드’만의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고, 영업이익률도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 데이터에서 주목할 점은 2가지이다.

 

첫째, TDR의 ‘상품판매수입’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8%로 매우 크다.

둘째, TDR의 영업이익률도 24.5%로 매우 높다.

 

TDL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는 일본인 입장객들이 상품을 많이 구매하여 이익률이 높은 상품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의 ‘상품판매수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 이하로 추정하면 일본인들이 TDR에서 굿즈를 사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테마파크사업은 건설하는데 많은 자금이 소요되고, 일정 주기로 새로운 기종으로 교체 또는 신설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투입 자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 감안하면 영업이익률이 높아야 하는데 입장수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즉 테마파크사업이 높은 영업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전체 매출액에서 ‘입장수입’이 50% 수준을 넘어서는 안되며, 이익률이 높은 '상품과 식음의 매출'의 비중이 커야 한다. TDR은 상품과 식음판매수입 비중이 52.3%로 높기 때문에 24.5%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TDR 또는 USJ는 강력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품 수입이 많은 것이 당연하고, 그것으로 일본인이 굿즈를 많이 구입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나의 콘서트 직관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 팬들의 상품 구입 성향에 대하여 알아본다.

 

 

공연(콘서트) 사업

 

권지용 이슈로 시의적절하지는 않지만, 내가 팬이었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6번 콘서트를 직관한 그룹 ‘빅뱅’을 예로 든다.

 

2010년대 중후반 빅뱅의 콘서트가 한국에서 1번 열릴 때 일본에서는 6번 정도 개최되었다. YG에서는 왜 일본에서 콘서트를 많이 했을까?

 

빅뱅의 콘서트는 대형 시설(약 3~5만명 수용)에서 개최되었고 대부분 만석이었다. 따라서 한국이던 일본이던 티켓수입은 고정되어 있다. 차이는 ‘굿즈(상품) 수입’에서 발생한다.

 

아래 사진은 가족과 함께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개최된 빅뱅 콘서트에 참가하여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팬으로서 굿즈를 사기 위해 두리번거리다가 사람들이 길게 줄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슨 줄이지?’ 앞쪽으로 따라가 보니 ‘헉, 굿즈 구입하는 줄’. (하단 '설문 조사 결과' 참조 : 참가자 구입률 37.3%)


야후돔 앞 빅뱅 굿즈를 사기 위한 긴 행렬 (직접 촬영)


가족과 함께 줄을 서서 굿즈 판매대까지 가는데 약 1시간이 걸렸다. 판매대에 도착하니 대분분의 상품이 ‘Sold Out’

1시간 줄 서서 도착하니 많은 상품들이 'Sold Out' (직접 촬영)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 귀국 후 2010년대 후반 '빅뱅 콘서트(고척돔)'와 '지디 단독 콘서트(상암월드컵경기장)'에 각각 직관하러 갔다. 일본에서의 굿즈 구입 행렬을 생각하여 상당히 이른 시각에 도착하여 굿즈 판매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판매대 앞에만 약간의 줄이 있었고 구입자도 대부분 일본 또는 중국 여성팬들.

 

우리나라 많은 아이돌들이 일본에서 콘서트를 많이 하는 이유는 굿즈 판매 수입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위의 두 사업이 성공하려면 기본적인 입장수입 이외 부가적인 상품수입이 많이 발생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콘텐츠의 부족과 굿즈 구매 성향을 감안할 때 크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잠잠하지만 한 때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기사가 많이 나왔었다. 테마파크사업은 상품과 식음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50% 수준이 되는 매출 구조가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대형 테마파크사업을 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의 굿즈 '구매 비율' 및 '구매 이유'

 

일본의 한 회사에서 조사한 굿즈 구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일본인이 굿즈 구입 성향을 알아본다.

[출처 : ぴあ株式会社(PIA Corporation)

 

조사내용 : 라이브 굿즈에 관한 조사 결과

조사대상 : 일본 수도권 거주 18~69세 남녀

유효샘플 : 916명

조사기간 : 2019년 1월

조사결과 :

 · 콘서트 참가자 중 37.3%가 굿즈 구입

 · 구입자의 연간 구입비 : 1인당 평균 22,386円

 · 구입자의 주요 성별/연령대 : 10대 여성(57.6%), 20대 여성(54.1%), 30대 남성(50.7%)

 · 구입 이유 : '추억, 기념품으로서 남겨 두고 싶다'(78.4%) / '구입하여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싶다'(60.5%) / '굿즈를 가지고 있으면 콘서트장에서 일체감을 즐길 수 있다'(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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