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마음을 데운다.
무언가가 뜨겁게 피어나는 그 순간,
우리는 그것이 언젠가 식고 만다는 것을 안다.
불꽃은 곧 꺼지고,
그 자리에 남는 건 희미한 재.
그러나 그 불꽃이 아름답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은 언제나 그 본질을 침묵 속에서 드러낸다.
시작되는 순간,
끝은 이미 함께 있었다.
기쁨 속에 슬픔이 배어 있고,
설렘 속에 상실이 자라난다.
소유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소유하려 하면 질식해 버린다.
잡으려는 손끝에서 사라지고,
붙잡은 만큼 상처로 돌아온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 모순이야말로 진짜라는 것을.
감정이란 늘, 서로 모순되는 것들의 공존이다.
사랑은 잔인할 정도로 달콤하다.
영원을 속삭이지만, 누구보다 먼저
그 영원이 환상임을 증명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아는 채로 사랑한다.
끝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찰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준다.
왜냐하면,
감정이란 본디 결핍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리움이 없으면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처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우리가 가장 깊이 사랑할 때,
우리는 가장 크게 무너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사랑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
그 감정은 우리에게 요구한다.
스스로를 조금씩 깎아내리고,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건네주라고.
우리는 그 명령에 복종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다.
그러나 그 고통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사랑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감정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의 형태다.
사랑은 우리를 파괴하지만, 동시에 재구성한다.
우리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반복 속에서 살아간다.
그 달콤한 속삭임이 독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다시 사랑을 택한다.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는
사랑이 옳아서가 아니다.
그저
그만큼 진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