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8

알아차리기 1

by 해나 이미현

스마트폰 산 그날 대리점에서 붙여준 보호 필름이 세월에 손 때 스크래치가 더해

화면 보호기가 아니라 방해물이 되어 밤에는 갑갑함을 느끼면서도 바꾸지를 않고 있다가

대구에 친구들을 만나러 간 날 폰 액세서리 가게가 중앙로에 보여 들어갔다. 그리고 과하지 않은 것으로 바꿨다.


떨어지면 깨져도 괜찮으신 거 맞죠?

너무 시크해 친절함은 1도 없어 보이는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점원의 말에 살짝 3만 원 젤 좋은 우레탄 필름이란 걸로 할까 하다 그냥 젤 싼 걸로 했다.

너라면 과시하듯 현금 주며 우레탄을 선택해 주고 의기양양해하며

좋은 거 해 했을 거란 생각도 잠시 스쳤다.


바꾸고 나니 화면이 깨끗하고 선명해졌다.


닦아도 되지 않을 때는

진즉에 바꿔야 하는데

내 관심사가 온통 일일 땐

사소하지 않은 것들도 사소함으로 미루는 버릇이 있구나 알아차린다.


생각이 혼재한 날은 실수가 잦다.


얼마 전 일어난 늘 다니던 길의 접촉사고도 그런 실수

큰 사고가 아니고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인데

좀 더 유리한 위치의 교차로 사고라 여긴 상대 차주는 내리자마자 잔뜩 신경질로 감정을 다 드러낸다.


나는 내 일터고 어쩌면 어디에서 엮여 있을 인연인 지 모르겠고 귀가 시간이라 학부모님들이 지나치며 보고 있고.......

온갖 걱정에 부끄러움에 한껏 쪼그라들어

최대한 삼키고 예를 갖춘다.


보험사를 먼저 부른 나

남편에게 먼저 연락한 그녀

난 보험사가 먼저 도착했고 그녀의 남편인듯한 남자와 인상이 똑 닮은 여자 하나가 나타나 짧은 눈앞의 속 닦임 후

-사과는 하셨어요? 우리 언니한테

-제대로 사과하세요.

-내가 상황을 보아하니 아줌마는 운전하지 말아야겠네.

라며 위협하듯 소리치고 다가온다.


보다 못한 보험사 직원이 이럴 일 아니고 보험 처리하시면 된다고 거들어준다.

그리곤 H사는 바가지만 씌우니 자사 협업 정비소로 보내면 자기가 잘 처리해 줄 거란다.

하루면 되고 보험에 자차까지 넣었으니 자부담 20만 원만 쓰면 되고 보험 처리될 거라며.......


알아서 하겠다고 하고

몸살기운에 병원 나서던 길을 가지 못하고 사무실로 돌아와 앉으니 아직도 손이 덜 덜 떨리고 있다.


소리치는 사람들이 너무 싫고 무서웠다.

사고 난 상황보다 그게 더.......


기대고 하소연하고 싶은 이들을 찾는다.

동생들에게

친구에게......


다음 날 내 보험사 보상 직원의 말에 또 불끈 화가 올라온다.

-사모님 상대차는 도로위고 우리가 진입하다 낸 사고라 불리하고 저 쪽이 드러누워 보험 수가가 오를 수 있으니 눕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보험료 안 오르게 100대 0으로 제안할까 합니다.


나는 중대 과실도 아닌 교차로 사고에 어찌 그런 비율이 나올 수 있냐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회를 끊어버리고 몇 차례 받지 않았다.


며칠을 차를 타고 운전하는 일에 자꾸 멈칫 거린다.


주말에 동생들 생일을 챙기러 만난 저녁 식사 후 카페에 앉아

동생들이 말한다.


-언니는 준비하기 전부터 출발부터 하는 거 같아. 차 백미러도 상황이 바뀌어 접혀있을 수 있고 내비도 맞추고 출발해야 하는데 출발부터 한다. 사람이 다 내린 것도 확인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빨라.


맞는 말이었다.


-운전하기 전 습관을 먼저 바꿔 봐

안되면 운전대 앞에 써 붙여서라도......


막내가 덧붙인다

-아니 언니 차를 SUV로 바꿔 봐 높으면 시야가 좀 더 확보 돼. 그리고 신물물이 좋기는 하더라. 내가 뭘 두고 내리면 차가 알려 줘.


-아니 차 문제보다는 언니의 습관이야. 그게 먼저 바뀌어야 해.


아들도 한 마디 거든다.

-엄마 사고는 대부분 주행 중이 아니라 출발할 때 주변을 살피지 않아 일어나는 사고인 것 같아요. 잘 안 보고 못 봐.


다 맞는 말이다.


내 문제가 명쾌히 정리되어 조언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요것도 내 마음이 아니다 독심이 있을 땐 독기품은 말로 반박했을거라 여긴다.


다음 날부터 운전대를 잡으며 그렇게 해보았다. 운전하는 마음도 한결 집중이 되었다.


H사에 가서 말썽부리던 뒷좌석 손잡이 빠짐도 고치고 정기검사 시 들었던 엔진 오일 모자람도 보충해 달라고 했다. 사고에 찍힌 부분도 보여줬더니 아무 문제없다고 안 고쳐도 된다고 했다.


내친김에 접착이 떨어져 덜렁거리고 삐딱하게 임시조치 했던 내비게이션도 가게에 들러 제대로 붙였다.


시원하다.

선명해졌다.


나 알아차리기

운전에 집중하기

출발 전에 미리 다 체크하기

내비게이션 먼저 목적지 맞추기

사이드. 백미러 잘 보이나 확인하기

사이드 브레이크 풀었나 확인

미리 모두 체크하고 출발하기.

정비 미루지 않기.


내 마음부터 바로 보기.

스크래치 난 마음 먼저 알고 닦고나 필름 바꾸기.

나부터 알아차리기


#알아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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