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없어 불안해?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새벽 4시에 기상하여
1시간 반 동네 한 바퀴를 하시는 89세 울 아버지
평생 가족 책임지시느라 생긴 루틴
그리 부지런하셔서
집 한 칸. 땅 한 조각 늘여오셨고 우리 1남 5녀 다 대학 공부 시켰다고 함께 산전수전 겪으며 60년 해로하신 엄마는 늘 말씀하신다.
그런 유전자를 물려 받아서일까?
동생이 34년 직장생활을 스스로
접으며 안 보던 철학관에 의견을 듣기도 하고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노는게 익숙하지 않다고 불안하다고도 말한다.
내가 타의에 의해 안식년을 가질 때도
비슷했다.
'쉬어도 될까?'
'벌어놓은 것도 없는데'
'남들은 더 많이 모으느라 바쁜데'
'고정 지출은 어쩌지?"
온갖 생각으로 잠 못 든다.
하지만
'30여 년을 일했는데 1년은 내게 주는 안식휴가야'
'뭐 어때 기 천만 원 쓰는 것도 아닌데'
'1년 쉬고 보면 보일 거야 내 갈 길"
'버킷리스트 적어 다 해봐야지'
'이 퇴직금은 1년 날 위해 써야지,'
생각을 바꾸니 한결 가벼워졌다.
그때 지역 신문을 보니 경력단절녀를 위한 국비지원 강좌도 보였다 6개월 창업지원 과정으로 구체관절 인형 만들기 프로그램이었다. 12명 뽑는데 1:5의 경쟁율이었단다. 나도 뽑혔다
그리고 미루고 미루던 대학원 공부도 시작했다. 사립유치원에 있으며 원서를 넣고도 행사 때문에 면접시험을 못 갔던 두 번의 기회
드디어 쉬어 면접에 임하니
교수님들
"왜 이제야 온 거니?"하셨었다.
쉰에 합격하여 석사학위도 받고
1학기 중반에 개원하는
직장어린이집 원장의 길에 도전
합격하게 되었다.
친구들과 평일 까페 브런치도 먹고
여유롭게 평일 나들이도 했다.
날 위한 운동도 했고
좋아하는 만들기도 지속했다.
가끔은 이리 쉬어도 괜찮다.
별일 없다.
보지 못한 걸 볼 수 있고 하지 못한 걸 할 수도
있다.
쉬어야 보이는 것. 멈춰야 보이는 것들도 있다
불안한 마음에 평생 소망했던 시간을 잘 누리지 못하진 말았음 싶다.
충분히 쉴 수 있고
쉴 자격 있다.
천천히 걷고 천천히 먹고
스스로를 위해 운동하고 나를 다독다독 돌봐주길 바란다.
희망하는 여행도 많이 다니길 바란다.
가끔은 그리 쉬어가도 괜찮다.
까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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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그림
#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