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꿈을 응원해

by 해나 이미현

고3 겨울방학. 입시라는 큰 산을 넘고 난 후 잠시 숨을 돌릴 만한 시간에 아들이 느닷없이 말한다.
“엄마, 나 자전거로 전국 일주 다녀올래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저 집 근처를 다니는 줄 알았던 자전거로, 그것도 혼자 전국을 돈다니. 나는 아들의 말을 듣고 마음 한켠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직 어린 티를 다 벗지도 못한 아들이 전국을 자전거로 돈다니 불안한 마음이 앞섰다.


게다가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집 부모님 역시 내 마음과 같았던지 그 친구는 허락을 받지 못했다. 결국 아들은 혼자 가겠다며 다시 선언했고 그 당찬 눈빛 속에서 나는 쉽게 "안 된다"라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했다. '보내지 말아야 하나? 위험 할텐테.....'고민 끝에 결국 승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들은 너무 단호하였고 안가야 하는 이유가 생기지 않은 잉에 대한 걱정이라니 평소 엄마답지 않다고 반박한다.

대신 몇 가지 약속을 다짐받았다. 첫째, 하루에 한 번은 인증 사진을 찍어 보내 줄 것.

둘째, 위험하다 싶으면 언제든 돌아올 것.

세째, 도움이 필요하면 전화랄 것

그렇게 약속을 하고 서도 막상 떠나는 날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들은 스스로 모아 둔 용돈으로 자전거를 장만했고, 떠나는 날 어깨에는 설렘이 가득 차 있었다. 나의 눈에는 아직도 철부지 같은데, 본인은 벌써 어른이라도 된 듯 씩씩하게 출발하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마음이 쓰였다. 나는 손을 흔들며 배웅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수없이 기도했다.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다녀오게 해 달라.”고.....


며칠 동안은 휴대폰으로 날아오는 사진이 기다려졌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사진, 길 위에서 땀에 젖은 얼굴이 담긴 사진. 간간히 전해오는 그 모습은 나를 안심시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 아이가 얼마나 큰 도전을 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전화를 하고 싶어도 달리는 일에 방해가 될까봐 함부로 할 수도 없었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아들은 전국일주를 무사히 다녀와서 몇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어느 날은 밤길을 달리다 자전거가 고장 났는데, 사방이 어둡고 불빛 하나 없는 시골 마을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었단다. 자전거를 들고 걸으며 희미하게 보이던 불빛을 따라가 어느 집에 도착했는데, 그 집 어르신이 반갑게 맞아 주시며 따뜻한 밥을 차려 주셨다 한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에게 받은 그 호의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지금도 그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는 그 분들께 감사의 작은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아들이 대견했다.


또 다른 날에는 비바람 속을 헤치고 달리며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한 번 다짐했으니 끝까지 해 보자고, 이를 악물고 페달을 밟았단다. 무사히 돌아와 집 앞에 자전거를 세우던 순간, 그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많은 것을 경험한 아이의 얼굴은 검게 거을렸고 성장한 모습이 보였다. 나 역시 그 얼굴을 보며 마음속에서 외쳤다.

'보내길 잘했다. 많이 성장했구나'


혼자 힘으로 해낸 일. 그것이 아들에게 얼마나 큰 자신감을 주었을까. 해내면 반드시 끝까지 하는 성격은 아버지를 닮은 듯하다. 아들의 옆에는 언제나 “한다면 하는” 아빠가 있었고, 그 모습을 자연스레 닮아간 듯싶다.

나는 이번 경험이 단순한 여행을 넘어 아들의 인생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길 위에서의 고단함, 낯선 이들의 친절, 스스로 극복한 두려움. 이 모든 것이 앞으로의 삶에서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돌아온 아들은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 스스로의 길을 개척할 줄 아는 ‘청년’으로 보였다. 부모의 품 안에서만 지켜 주고 싶던 마음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아이는 늘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고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


아들이 선택한 길을 믿고, 그 길에서 넘어지고 일어서며 배우는 과정을 응원해야 한다는 것을. 내 불안 때문에 아이의 날개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매번 다짐하지만.... 아직도 내심 염려하는 것도 엄마 마음이다.


자전거 전국 일주처럼 앞으로의 삶에서도 아들은 분명 수많은 길을 만나게 될 것이다. 때로는 평탄한 길도 있겠지만, 때로는 고장이 나고 어두운 밤길에 서게 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이제 안다. 너는 반드시 길을 찾고, 무사히 걸어나올 거라는 것을.


네가 품은 꿈, 그 크기와 모양이 무엇이든 엄마는 언제나 응원할 것이다. 너의 삶을 네가 스스로 개척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믿고 지켜보려한다.

“아들의 꿈을 나는 언제나 응원한다. 그리고 그 길이 험난해도 너의 선택과 매일의 노력으로 가고 있으니 즐길 수 있을거라고 .... 힘들어도 또 견디며 나아갈 거라고 ....언제나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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