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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렇게 사는 거겠죠?

철학을 시작해 보겠다

by 글쓴이

매주 토요일은 정신과 상담을 갑니다.

5년 정도 되었는데 출장이나 여행 때는 보통 한 달치씩 받아가지만

대부분은 매주 방문합니다.


한동안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회사를 나가지 않고 나서는 인생이 재미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재미있게 살았냐고요?

글쎄요, 그래도 일을 하면서 바쁘게 출장 다니며 운동하고 여행도 하고 그렇게 살았어요.

이게 나를 위한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4월 말 베트남에서 인수인계를 마무리하고 일에 완전히 지쳤었나 봐요

그때 이후로 무언인가 복구가 안 되는 느낌이에요.


휴직을 하고 나니 뭔가 삶이 너무 재미가 없어요.

일 하는 것도 노는 것도 여행을 다니는 것도 쇼핑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다 해보고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다고 생각이 드니 이제 죽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따라오더라고요.


요새는 종종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죽으면 무료하지도 이런 생각도 나지 않겠지..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드렸어요.

선생님은 다시 5년 전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하냐며 울상을 지으셨어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죽음 이후에는 뭐가 있냐고,

죽으면 끝이죠,

죽는다는 것은 편하려고 하는 선택이죠. 그렇다면 나를 편하게 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철학이에요.

앞으로 매주 저와 철학 공부를 합시다. 매주 오세요.



약을 이주치 타 가려고 했는데 말도 못 꺼내겠어요.

당분간 매주 가서 철학적인 상담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다들 이렇게 살잖아요

그런데 저는 왜 이렇게 힘이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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