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을 당하다
제목처럼 그야말로 나는 SNS에서는 잘 나가는 슈퍼우먼이었다.
(물론 내가 5년 전 한국 복귀한 뒤로 마인드가 달라져서 한 때는 인플루언서를 꿈꾸어서 SNS를 다시 시작했다는 부차적인 설명을 드리며)
항상 비행기 타고 출장을 다니며, 호텔이나 운동(요가) 하는 스토리 올리고
바이어 만나서 맛집 술집 다니며 치얼스 하는 스토리 올리고
항상 뭐를 배우고, 누구를 다니고
오늘은 한국이었다가, 내일은 인도네시아.....
만나는 사람마다 너는 지금 어디에 있어? 왜 이렇게 바빠~
스토리 보면 진짜 멋있어요!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고 진짜 부러워요!라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나름 바쁘고 힘든 내 일상 공유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그런 소리가 듣고 싶어서 올렸을 수도 있다. (언젠간 인플을 꿈꾸며...^^)
그래서 차마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말도 못 하고,
휴직한 다음에 이직을 고민 중이라고 둘러 말했다.
가족에겐 다 말했는데 아빠 한 테만큼은 말을 못 했다.
자식이 베트남 지사장에 베트남에서 직원 20명 데리고 있다를 자랑으로 하시는 양반인데..
아빠의 기대에 초를 칠 수가 없었다.
하...
나 권고 사직 당했다. 18년 일해봤자 아무 의미 없다를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SNS에서는 티를 낼 수가 없었다. 이 놈의 자존심 때문에..
그래서 선택한 것이 브런치다.
여기에는 내가 그동안 살아왔던 겪어왔던 생각했던 모든 것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마치 일기장처럼..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꾸준하게 쓰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해보려고 한다.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정하지 않고 기록하기.
하루에도 마음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억울했다 괜찮았다 요동을 친다.
그나마 거래처 분이랑 카톡을 하는데, 저는 권고사직 당한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니
그런 거 아니라고 다 아는데요 뭐. 능력자예요. 이 말에 눈물이 핑..
사실 나는 거래처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타입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위로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