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을 당하다
수십 건의 이력서를 냈지만 연락 온 곳은 거의 없거나 탈락 메일입니다.
'아쉽지만'으로 시작하는 탈락 메일을 보내주는 곳은 감사할 따름이지요.
8월 초에 이력서 제출을 했는데 마감한 지 보름 가까이가 지날 동안 지원서를 열람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열람한 회사도 있고, 여전히 열람을 하지 않은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게 현실이구나 느꼈던 순간들이고 내 경력이 점점 자신감이 없어졌습니다.
내 비슷한 연차의 친구들은 혹은 그보다 더 적은 친구들이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 조언을 해준다거나,
전문가로 SNS 활동을 하는데, 저는 제 경력이 자꾸만 초라한 느낌이 듭니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직군이라 그럴까요?
나이와 경력만 많아 어디서 써줄 곳이 있는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분명 열심히 일했는데 말입니다.
9월이 되면서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8월에 한 번 연락이 있었는데, 9월 첫 주인 지금 한 5명의 헤드헌터분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직무도, 직책도, 연봉도 다 괜찮은 곳인 거죠.
우울함이 줄어들고 다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한 곳 한 곳 이력서를 열심히 쓰기 시작했습니다.
주말 동안 두 개의 이력서를 마무리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많이 착각을 합니다.
회사를 벗어나면 그 회사로 인해 누리는 건 다 사라진다는 것을요.
그 안에 있었던 나와, 그 밖으로 나온 나는 천지 차이입니다.
그래서 내가 대단한 기업에 있었다고 자랑을 하면 안 됩니다. 언제든지 상황은 바뀔 수 있거든요.
제가 전에 만난 면접관이 그랬어요.
"내가 어디 22년 있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땐 그 때고, 지금은 지금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잘한다 잘한다 하니 속으로는 건방이 하늘을 치솟았을 때가 있었어요.
일 잘하는 사원 대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우리 회사에서 제일 일 많고 일 잘하는 줄 착각하죠. 팀장은 무능함의 극치라고 생각하고요.
전 회사에 들어온 경력 친구들도 헤드헌터를 통해 많이 입사했는데,
저는 처음 헤드헌터를 통해 구직을 하게 되니 많이 어색하고 긴장되면서도 기대가 좀 더 됩니다.
아무래도 취업사이트보다는 헤드헌터가, 헤드헌터보다는 소개가 더 나으니까요.
저도 면접을 보는 사람일 때가 있었습니다.
진짜 서류로도 걸렀지만 이상한 사람이 많아서 그중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게 고역이었어요.
9월의 시작이 좋습니다.
마음을 다시 한번 잡고 이 시간을 즐기며 열심히 구직 활동을 해보겠습니다.
9월의 새로운 시작, 이번엔 정말 다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