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나는 그날, 2021년 4월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by 글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날들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한 날,

2021년 4월 첫 주 월요일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심각해지기 시작하고, 각국에서 락다운이 시행된 시점이었습니다.

우리 공장에서는 남은 원단으로 마스크를 만들어 모든 직원에게 지급하며 코로나에 대비하고 있었고,

저희도 한국에서 받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공장 직원은 약 1,500명가량이었고, 출근 시 한 명 한 명 체온을 측정하고, 소독용 물에 발을 한 번 닦고 나서 공장에 들어가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던 중, 공장에서 일하는 베트남 매니저가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보내준 초기 키트로 검사를 했지만 음성이 나왔고, 검사원에서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키트에서 음성이 나왔기에, 베트남 매니저도 음성이겠거니 하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남편과 함께 회사 공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우리는 공장과 집(공단)만 다니고 있었죠.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감기 몸살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저는 저질체력이기도 해서 종종 꾀병으로 아프다고 하며 쉬는 날이 있었지만,

남편은 잘 아프지 않지만, 한 번 감기가 오면 심하게 고생하는 스타일이라 그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을 데리고 바로 집으로 갔고, 남편은 감기약을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남편은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해서 저만 출근했습니다.

둘째 날도 그랬습니다.

셋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넷째 날, 한국 본사에서 한국산(더 정확해진) 키트가 도착했습니다.

일단 받자마자 제가 먼저 테스트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습니다.

한국인 직원들은 전부 음성이 나왔고, 그 길로 바로 남편에게 달려갔습니다.

내가 음성이니 당연히 남편도 음성이겠지 생각했죠.


그러나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매니저의 코로나 검사 결과도 양성이었습니다.


그렇게 끔찍한 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우리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코로나에 감염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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