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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역전 바늘도사 Sep 02. 2021

[울집소]30화_시골살이^^

터전이자 가족의 보금잘, 그리고 내 인생 전재산인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짠돌이 카페에 가입한지가 엄~청 오래 됐는데,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ㅋㅋ 

저는 어쩌면, 이곳 '우리집을 소개합니다' 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될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사는 이곳은 2030년이면 사라진다는 

인구 5만을 겨우 넘는 작은 시골마을의 집 이야기 거든요~ 

팩트를 알리자면,

1997년 전원주택 택지분양시 5천만원으로 167평 부지를 구매하고

2010년에 2억5천을 들여 집과, 

마당을 조성하면서 집짓는데 총 3억이 들었었는데,

2019년 3억 매물로 내놨을 때 2년간 팔리지 않았거든요.. 

시골에 집을 짓는다는 건

부동산 투자로 볼 때 이렇게나 어이없는 일입니다! 

2010년에 3억이면,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 있었을거고, 

지금은 그게 몇 배로 증식 했었을테니까요..

(살고 있는 곳의 입지도 이렇게나 중요 합니다!ㅋㅋ) 

이렇게나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고 사는 제 시골살이를 소개합니다.

남편과 저는 각각 94년과 95년 이곳에 첫발령을 받았어요! 

근무처가 같진 않았지만, 제가 11월 중간발령을 받아 

사전 인사차 들렀을 때, 행사와 관련 해 

남편이 방문해 있었고, 결국 1997년 결혼하게 됩니다.

남편 본가는 공주, 저의 본가는 논산으로, 

이 곳에는 사돈에 팔촌조차도 연고가 없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시댁 및 친정과 가깝게 살지 않고 

독립적 가정을 이곳에 꾸리자고 강력히 원해 이 시골에 터를 잡게 됩니다. 

2010년 집을 지을 당시, 사실 여력이 되지 않았어요!

홀로 되어 고생하시는 아버님을 모시고 싶었고, 

남편에게 대장암이 발병했고, 

2동짜리 나홀로 아파트 9층에 살던 저희에게 

새로 이사 온 8층의 노인분과 젊은 아드님은 

저희 아이들이 자고 있을때도 왜이렇게 시끄럽게 뛰느냐고 

저희집 초인종을 수시로 눌러, 

자는 아이들을 확인하고 가는 일도 빈번했거든요. 

사과 한마디 없이.. 

그때 저희 경제 사정은 매월 100만원씩 넣던 

7년 장마(장기주택마련저축)를 1년쯤 남겨 둔 시점이였어요!

시어머니 뇌수술로 중환자실과 처치실에 2년6개월 계시면서 

일주일씩 정산되는 병원비를 남자 형제3명이 

번갈아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었던터라 

저희는 대출금도 남아 있었구요!

(결국 의식없이 돌아가셔서 그 노력들이 수포가 되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남편 가슴에 한은 없어요.)

살고있는 아파트의 보증금은 2,700만원 이였구요. 

하지만 겁 없이 2억을 대출받고 마통에 5천을 빼 

집을 짓게 됩니다.(이자가 비쌌던 기억이~)

첫 번째는 아버님을 모셔와야 하니 2층으로

두 번째는 성이 다른 두 아이방을 

              아버님과 같이 1층으로 배치하고, 

              우리는 2층을 전부

세 번째는 아버님을 모셔오면 시댁 손님

             (시누님들, 아주버님들) 방문이 잦을테니 

             화장실은 3개로.. 

단독주택생활은 대만족입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성격이라 아파트가 맞지 않았거든요.

무엇보다 엘리베이터 공포증

(엘리베이터 안에 마주보게 거울을 비치해서 더 무섭..)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아파트 배관을 타고 물 흐르는 소리, 

화장실 변기 소리, 핸드폰 진동음, 자질구레한 생활 소음에 지쳤고, 

침대에 누워 자다보면 배치상 내 위에도 침대, 

그위에도 침대, 그위에도 침대.. 벽이 투명하다 생각하면 

내가 위층 사람들에 눌리는 기분이였거든요. 

은둔형 집순이인 저에게는 집에서 이만큼의 편안함과 안전함, 

행복감을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흙을 딛고, 흙을 만지며 사는 삶!

정원을 가꾸고, 식물의 사계절을 훔쳐보는 기쁨!

사계절의 다른 냄새와 계절에 따른 새들의 지저귐!

(저희집에 많은 종류의 새들이 방문합니다)

건물에 막힘없는 하늘을 바라보는 기쁨!

차를 끌고 대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나무와 꽃과, 풀과, 곤충과, 하늘과 바람과, 별이 가까이 있다는건 

뽀쪽한 저를 순하고 여리게 만듭니다. 

제 삶의 철학이 많이 바뀐 계기도 되었구요! 

2019년도에 파킨슨을 앓던 아버님께 치매가 오고, 

병원에 계시는 친정 아버지와 외로움 타시는 엄마를 

제가 한곳에서 케어 하고자 살던 집을 매물로 내놓고, 

논산에 집을 지을 계획으로 부지를 삽니다. 

그리고 내신서를 제출해 논산으로 발령이 나게 되나 

집이 쉽게 팔리지 않아 출퇴근을 하던 중 

제가 많이 아파 6개월 간격으로 3번의 수술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코로나가 터지고 친정 아버지와, 아버님이 

1년 간격으로 돌아가시게 되면서 지금 집, 매물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 건강과 시골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됩니다. 

어쩌면 재앙이라고도 할 수 있는 코로나와 그 변이들.. 

추후 이런 바이러스성 질병은 더 촉발 될거라 예상이 됩니다. 

그래서 은둔형 집순이인 저는 이곳과 이집이 내게 안성맞춤이라고..

이 집을 통하여 자산을 늘릴 순 없지만 나 자체를 변화 시키지 않았냐고..

더 순하고, 더 착하게

덜 가지고, 덜 누리고, 덜 오염시키며

내 스스로 자연임을 깨닫고 있는 듯 없는 듯 

스며들게 살다 죽을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깨치게 되었지 않느냐고.. 

작년의 오늘이나, 내년의 오늘이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산다는게 

꼭 나쁘진 않습니다.

제 삶은 매우 규칙적이고, 정형화 되어 있거든요!

저는 아마도 노년에도 이 집에서 좋아하는 

독서와 영화를 보고 있을 거예요! 

봄에는 우주를 관통해 약동하는 생명의 기운을 훔쳐보느라 

이 곳 저 곳 기웃거릴테고

여름에는 생명의 기운이 극으로 치닫은 맹렬함 앞에서 

상대적인 내 나이듦의 기운을 저울질 할테고

가을에는 주황빛 햇살 아래 

충만한 감사와 기도가 저절로 넘칠테고

겨울에는 코끝이 쨍한 냉기 앞에서 

오히려 선명해지는 의식으로 봄을 갈망할테고.. 

내 스스로 타인과 비교하고 경쟁하고 조바심 내던, 

무언가 하고 있지 않은 시간에 대해 죄책감을 갖던 제가, 

이만큼 순해진건..독서가 아니라 

이 집과 집 주변의 자연이였음을 압니다. 

시골에 집을 지을 때 팁을 드리자면,

대체로 자녀들 출가하면 집이 썰렁하게되니 

작게 짓자 하시는데

그거 별로입니다.

저는 친정에 제 방이 존재 했을때는 

친정 방문을 자주 했었는데, 제 방이 없어지고 나니 

불편하게 되어 덜 방문하게 되더라구요. 

저나 남편이나 애들 쉬기가 마땅치도 않고...

아이들 방을 보존해 주면, 나가 살게 되도 자주 방문합니다. 

또하나 전원주택은 은퇴후 선택하기보다

내가 직업을 가지고 있을 때, 

자녀가 어릴 때 누릴수록 좋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 도시 가까이, 

병원이나 교통 가까운 작은 아파트가 좋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전원생활을 하시려면, 

택지분양되어 시골이더라도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곳이 좋습니다. 

내 집 주변으로 옹기종기 자리 잡은 

다른 이웃이 내 노년의 빽이 되거든요.

그리고 택지분양마을이 좋은점은 토박이들의 텃새가 드물고, 

또한 어느정도 예의를 갖출 수준이 된다는 점.

(나이가 들면 무조건 어르신이 되는게 아닙니다. 

늙은이와 어르신이 분명 따로 계시더라구요!) 

또, 집을 지을 때 마당구성, 정원 계획도 같이 가면 좋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이 풀뽑기 힘들지 않느냐, 

벌레는 많지 않느냐 하시는데, 

마당 전체를 잔디로 까는 경우가 요즘은 많이 없어서 

벽돌, 타일로 예쁘게 메지 넣어 구성하시면 

풀 뽑는 일에 너무 구애되지 않으면서 예쁩니다. 

요즘은 자재도 좋고 유튜브로 자료가 많으니 

추후에 셀프로도 하셔도 되나, 집을 짓더라도 마당 구성은 

머릿속에 계획되어 있으면 좋습니다. 

이젠,

아이들이 20대 초반..

사회초년생을 앞두고 있다 보니 이젠 정말 큰돈이 들때가 되었어요!

저와 남편, 비빌언덕이 없어 많이 고생한 편이라 

그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대학까지 마쳤으니 

성인된 너희들이 이제부터는 너희 인생 알아서 해라~ 

라고 할 수 없는 시대잖아요! 

시골에 살면 비교하고 경쟁할 일이 없다보니 

경제 감각이 많이 퇴보합니다. 

특히나 엄청 건강하다고 자부하며 살던 제가

(병원은 태어나서 임신했을 때 가본게 처음, 

두아이 다 제왕절개 했어도 큰아이는 만24시간 만에 퇴원하고, 

둘째아이는 제가 수혈 받느라 만48시간에 퇴원 후

출산휴가 끝날때쯤까지 저 혼자 케어 했었거든요) 

그리 건강체질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면서 

정년퇴직이 아닌 은퇴계획도 세우게 되다 보니, 

제가 돈을 벌어야 하는 시간이 한정 되었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4기 부린이방에 들어와 많은 것을 깨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짠돌이 베스트게시물을 주별 메일로 받으며 

꾸준히 읽고 있었는데, 전에 모집할 때는 관심이 없어 그냥 넘겼다가 

이번엔 가입하게 된거예요! 

많이 늦었다 하지만, 저는 적절한 때 인도 되었다 생각하고 있어요! 

급하다 생각 하지 말고, 너무 욕심내 공부하느라 건강 해치지 말고, 

천천히 작은 걸음으로 가자 하면서 

꾸준히 눈팅하고 있어요! 긴 글 읽으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원글보기  https://cafe.daum.net/mmnix/EvhG/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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