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만으로 부족한 워킹맘 새벽, 10년 뒤 '52kg 유지어터' 비결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말인지 깨닫는 데는 한 달이면 충분했다.
첫 네이버 블로그 글을 발행하고 나서,
나는 매일 조회수를 확인했다. 5, 7, 12... 숫자는 더디게 올라갔고, 댓글은 없었다.
'좋은 글을 쓰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올 거야'라는 순진한 믿음은 일주일 만에 산산조각 났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새벽 4시20분, 알람이 울린다. 어둠 속에서 간신히 눈을 뜨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그리고 멍하니 화면만 바라본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떤 주제로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텐션은 바닥이었고, 머릿속은 안개로 가득했다.
'글을 쓰겠다'는 의지만으로는 부족했다.
쓰긴 써야 하는데, 어떻게 써야하는지 감이 오지도 않았다.
새벽의 나는 너무 낮은 에너지로, 백지 같은 머리로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시작부터 커피로 잠을 깨우기 시작했다.
달달하고 시원한 편의점 커피로.
설탕이 듬뿍 넣은 커피가 잠을 깨웠고, 텐션은 금방 올라갔다.
단맛은 뇌를 자극하면서 기분이 좋아졌고, 에너지가 가득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새벽 루틴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알람 - 커피 - 독서 & 글쓰기...
달달한 커피 한 잔이면 최소한 키보드 앞에 앉아있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몇 달 후, 다른 문제가 찾아왔다.
체중이 확~ 늘어난 것. 지금 생각해보면 혈당 스파이크였던것 같다.
공복에 마신 단 커피가 살을 찌우고 있었다.
매일 아침 쌓인 당분은 어느새 뱃살이 되어 돌아왔다.
그때 펼처든 책이 대니얼 코일의 《탤런트 코드》였다.
코일은 브라질의 작은 축구장, 러시아의 허름한 테니스 클럽, 뉴욕의 음악 학교를 돌아다니며 발견한다.
탁월함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을.
그리고 그 핵심에는 '깊은 연습(Deep Practice)'이 있다는 것을.
브라질의 축구 천재들은 '푸테살'이라는 좁은 실내 코트에서 연습했다.
좁은 공간, 빠른 템포, 끊임없는 실수.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한 환경이 그들을 세계 최고로 만들었다.
실수하고, 즉각 수정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 그것이 재능을 만들었다.
중요한 건 완벽한 환경이 아니었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당장 공복에 달달한 커피를 끊었다.
텐션을 올리되, 몸을 망가뜨리지 않는 방법으로.
그리고 늘어난 체중을 감당하기 위해 운동까지 시작했다.
일단 바로 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였다. 출퇴근 시간 걷기.
글쓰기를 위해 시작한 새벽 루틴이,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확장되었다.
실수하고, 수정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
《탤런트 코드》에서 말하는 '깊은 연습'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https://blog.naver.com/twinkle0904/221403866031
첫 달의 실패 목록은 이랬다.
실패 1: 조회수에 집착하며 의욕이 다운되었다 (노력 대비 아웃풋 저조함)
실패 2: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방향을 못 잡았다
실패 3: 새벽 텐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실패 4: 달달한 커피로 건강을 해쳤다
그리고 가장 큰 깨달음. 내가 '왜' 책을 읽고 글을 쓰는지 잊어버렸다.
책을 읽고 나면, 그 감동은 며칠이면 희미해진다.
밑줄 친 문장들도, 메모한 생각들도 시간이 지나면 휘발된다. 나는 그게 아까웠다.
책과 나눈 대화를, 그 순간의 깨달음을 어딘가에 남기고 싶었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인기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을 휘발되지 않게 기록하기 위해서.
그렇다. 나는 목적을 바꿨다.
반응을 얻어야 한다는 마음 대신, 나를 위한 생각 정리 기록장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서서히, 루틴을 수정해 나갔다.
조회수를 확인하는 대신, 책에서 밑줄 친 문장을 다시 읽었다.
그 문장이 왜 내 마음을 울렸는지, 내 삶의 어떤 순간과 연결되는지 천천히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글로 옮겼다. 누가 보지 않아도 하트수가 적어도 괜찮았다.
그리고 독서력, 독서 관련 글쓰기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씩 배워갔다.
새벽 4시 20분, 알람이 울린다.
네스프레소에서 커피 원액을 받아 우유 혹은 두유를 섞어 라떼 한 잔을 만든다.
달달함은 줄었지만, 부드러운 단맛이 여전히 잠을 깨운다.
가끔씩 달달함이 필요할땐, 집에 있는 마누카 꿀을 활용했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기록했다.
그렇게 루틴이 바뀌었다. 알람 - 라떼 - 독서 or 글쓰기.
좀 더 복잡해졌지만, 훨씬 지속 가능해졌다.
그리고 체중 문제, 그 당시에는 아이가 어려서 따로 운동할 시간을 마련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바로 출퇴근 시간 걷기.
버스타면 30분, 걸으면 50분 정도 소요된다. 20분 정도 더 걸리는건 괜찮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음악을 들으면서 올림픽공원을 끼고 걷는길은 생각보다 즐거웠다.
걷는 시간은 오히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생각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되어 돌아왔다.
눈/비 오는 날만 제외하고, 출퇴근 무조건 걸었다.
기대했던 다이어트 효과가 있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건강해지는 내가 느껴졌다.
오전 근무 시작전에 기분이 좋았고, 스트레스에도 예민해지지 않는 내가 되어 있었다.
《탤런트 코드》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나만의 '깊은 연습'을 시작한 것이다.
매 글마다 조금씩 나아지려 했고, 매일 아침 조금씩 건강해지려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일단 할 수 있는 나에게 허용된 범위 안에서, 대안을 찾았고, 최대한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했다.
이 작은 공간에서 나만의 기술을 익혀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쓴 글들은 쌓여갔다.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고, 어느덧 10년째.
조회수는 여전히 폭발적이지 않았고, 유명 블로거가 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10년 전 내가 쓴 글들을 다시 읽으면,
그때 받았던 독서의 감동이 새록새록 들기도 하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그때 읽었던 책들, 그때 했던 생각들, 그때의 나. 모두 여기 고스란히 남아있다.
휘발되지 않았다. 사라지지 않았다. 내 안에서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나만의 지적 자산 말이다.
이를 통해 꾸준함이라는 나만의 재능을 발견했고,
지극히 평범한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10년 전 달달한 커피로 시작한 새벽 루틴은,
지금 우유 라떼/두유 방탄커피로 바꾸었고, 여러가지 확장 운동 습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때 살이 쪄서 시작한 운동은 지금까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실패가 새로운 습관을 만들었고, 그 습관이 나를 바꿨다.
책도 너무 좋지만 건강하지 못한건 더 싫었다.
책읽고 글쓰는 만큼, 운동도 열심히 했다.
지금은 다시 원래의 체중을 찾았고, 아이를 낳기 전보다 더 건강해졌다. (167/52Kg 유지어터)
《탤런트 코드》는 말한다. 재능은 긴 시간에 걸쳐 쌓인 작은 연습들의 총합이라고.
10년 동안 꾸준히 쓴 글들이, 10년 동안 이어온 새벽 루틴이, 바로 나의 재능이 되었다.
반응이 없어도 괜찮았다. 인기가 없어도 괜찮았다.
처음엔 달달한 커피로 텐션을 올려야 했고, 살이 찌는 부작용도 겪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위해 썼고, 나를 위해 루틴을 수정했고,
그 꾸준함이 지금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었으니까.
혹시 지금,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가요? 괜찮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루틴은 없습니다.
실패하고, 수정하고, 다시 시도하면서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이 쌓여 만들어진 습관이 바로 10년 후 당신이 받을 선물입니다.
10년간 새벽마다 읽은 책들,
그 기록은 '새록초록한 독서' 블로그에 하나하나 남겨두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혼자 시작하기 어렵다면, 새벽독서 모임과 함께해보세요. 함께 읽으면 더 즐겁습니다 :)
[다음 편 예고]
다음 주에는 '10년을 지속하게 만든 한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하루 10분도 괜찮다는 깨달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용기.
차주부터는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새벽 4시 20분, 10년의 기록>은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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