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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길 Nov 16. 2024

아, 숙제하기 싫다.

아 너무 하기 시러ㅓㅓㅓ

 숙제. 너는 왜 나를 못괴롭혀서 안달이니. 난 너가 너무나 싫은 거 알아? 난 너가 싫다고. 너랑 다시 보고 싶지 않아. 근데 넌 왜 내 곁을 떠나지 못하는 거야? 그건 전혀 로맨틱한 게 아니라고. 정신차려!!!



 내 주변에는 고딩밖에 없다. 아 그야 뭐 내가 고딩이니 너무나 당연한 소리지만은, 학원을 다니느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모두가 학원을 다닌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 또한 영어학원 하나만을 다니는 중이다.


 학원에서 숙제를 내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근데 이건 뭐 고민할 필요도 없다.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의 목적은 딱 한가지니까.


 "성적상승"


 내 친구들은 거의 학원을 매일 가다시피 한다. 매일 학원에 가서 수시간이 넘도록 수업을 듣고, 숙제를 할당받는다. 반면에 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데다가, 내 천성이 그냥 누가 뭘 시키는 것을 싫어해서 영어학원 하나만을 다니는 중이다. 그것도 일주일에 단 하루만 학원을 가며, 일주일 분량의 숙제를 할당해주면 잘 해오면 된다. 얼마나 간단한 학원인가?

 그러나 미친듯이 게으른 나는 그 일주일치 숙제를 학원가는 전날에 몰아서 해버린다. 숙제가 너무나 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몰아서 하는 것이다.


 내가 매일 고민하는 것이 있다. 과연 숙제는 도움이 되는가? 그 질문에 관한 내 대답은 "no"이다. 숙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나 또한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학원에서 숙제를 주면 그냥 기분이 나쁘다. 별 이유 없다. 내게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강요를 받은 셈이기 때문일까? 그냥 기분이 나쁘다. 그리고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학원이 싫어지고 공부가 싫어지고 결국은 성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 공부라는 것은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봤을 때, 내가 직접 시도해보고 도전해보고 고민해보았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왜 영어학원을 다니는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이유는 하나다. 나는 영어를 미치도록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단어를 외우지도 않는다.

 대학을 위한 공부를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영어 단어를 보고 느끼고 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나 또한 그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근데 어쩌라고, 영어가 싫다고.

 따라서 단어를 외우지도 않는 나에게 학원이라는 강제성을 내 스스로 주입해놨다. 난 지금까지 부모님이 학원을 보내서 간 적이 없다. 무엇이든지 내가 가겠다고 말해서 간 것이다. 내 스스로 영단어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내가 너무나 영어를 싫어한다. 그렇다면 정답은 하나였기 때문이다.

 "강제적으로라도 해야지 뭐"



 이러면 앞서 말한 내 말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까는 숙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느니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서 결국 나는 영어학원의 도움을 받았다. 좋다. 난 이제 해명을 해보겠다.


 학원 그리고 숙제. 이 녀석들에 대해 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성적은 올라"


 이걸 누가 부장할 수 있겠는가. 강제적으로라도 하기만 한다면 공부방법이 잘못되었던 간에 상관없이 공부를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성적이 오르긴 오른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성적은 오르는데, 그래서 학원이랑 숙제가 도움이 돼?"


성적이 올랐으니 도움이 된 건데 이게 무슨 개소리냐면,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같이 공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성적에 찌들어 버린 사람이라면 도움이 되는 것이 맞다. 아니 근데 나같은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일반적인 대다수의 학생들은 딱히 성적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성적이 올라야 좋다는 생각은 가지지만 집착은 하지 않는다. 집착을 가졌다면 학원과 숙제에서 우러 나오는 스트레스를 감수해가며 살아가겠지만, 그렇지 않다.

 집착이라는 것이 없는 학생은 학원과 숙제의 스트레스를 이길 리가 없다. 결국에는 스트레스, 그리고 스트레스 그리고 스트레스인 격이다. 그니까 그냥 도움이 안된다. 성적은 오르는데 그 성적 향상으로 인한 기쁨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는 한, 결국에 독이 되는 것이 숙제와 학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공부를 시작했던 이유는 굉장히 어이가 없다. 그냥 수학 잘하면 좀 멋있어 보여서. 그게 끝이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다. 시초가 너무 어이가 없겠지만, 이는 굉장한 것이다.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었던 '멋'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내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성적 향상으로 인한 행복이 학원과 숙제에서 나오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다면 그 삶은 그냥 스트레스다. 독이다.


 하고싶은 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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