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할머니가 버스를 타자마자 버스기사에게 “어제 시장에서 버스를 1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안 와서 집 까지 걸어갔다”고 계속 하소연을 했다. 버스기사가 말했다. “이 버스 2시간 마다 있다..“ 할머니는 말했다. ”몰랐제…” 버스로 20분 정도 가자 시장에 도착했다. 그 할머니도 나와 같은 위치에서 내렸다.
호기심에 말을 걸었다. 어디 사는지, 이 시장에는 왜 오시는지, 무엇을 하시는 분인지를 물었다. 그 분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이였다. 사는 동네는 시장에서 약 2km 떨어진, 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 노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었다. 그 분의 걸음으로 가면 1시간은 걸어가야 한다. 말을 더 하고 싶었는데, 그 분은 교회 가야 한다며 나와 다른 방향으로 사라지셨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근방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퇴근할 때 버스를 이용할텐데, 이런 사례가 많지 않을까. 안 그래도 나이가 들어 몸도 성치 않은데다, 하루종일 노동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 걸어서 퇴근한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아파트가 많이 지어진 곳을 중심으로 버스를 개편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일하는 노인들 교통편도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