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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터치 Aug 21. 2024

런던에 살다 보니 베를린이 선녀처럼 보여��

2024 여름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여행

안녕하세요! 


런던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준터치입니다!


영국에서 아니, 생애 첫 직장인 휴가를 얻어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무기획'입니다. 한국인이라면 맛집부터 핫플 그리고 포토스폿까지 엑셀에 꾹꾹 담아서 여행을 하는 게 맞지만, 이번에는 길거리 지나다니다가 풍경 좋은 곳 있으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앉아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여행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게을러터진 INFP라 미루고 미루다가 2주 전에 비행기표를 예약+8월 초 휴가 피크를 2 콤보로 맞아 악명 높은 라이언에어 비행기표를 약 25만 원에 구매하는 호갱이 되었습니다. �


먼저 런던에서 공항까지 가야 합니다. 런던에는 히드로, 게트윅, 루턴, 스탠스테드, 시티 다섯 개의 공항이 있는데 저는 스탠스테드로 갑니다. (물론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 저가 항공으로 유럽 다시 닐 때 공항을 잘 확인해야 해요)


런던에서 스탠스테드를 가기 위해서는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는데, 저는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스탠스테드 공항은 리버풀스트리트역에서 익스프레스 기차를 타면 1시간 정도면 도착합니다.

근데 이걸 런던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가요?


기차는 오이스터 카드로 탈 수 없고, 별도로 기차표를 구매해야 합니다. 가격은 23파운드. 미쳤습니다. 

 여행 전날, 모바일로 사전 체크인을 하는데 보딩카드를 미리 인쇄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찾아보니 인쇄를 하는데 카운터에서 하면 25파운드?를 추가요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미친 소리를 듣고, 공항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5파운드를 주고 인쇄를 하기로 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보니 인쇄가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25파운드 더 주고 가자"는 마음을 먹고 있는데, 정작 카운터에서 아무것도 체크를 안 해서 "개꿀ㅋㅋㅋㅋㅋ"하고 기분 좋게 면세점 구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챔스에 진출한 아스톤빌라 신상 유니폼도 싹 둘러주고 (너무 이뻐서 사려고 했지만, 뮌헨에서 민재형 유니폼을 사기 위해 참았습니다.) 

탑승구역에 오니 각지로 휴가 가는 사람,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아사리판이 따로 없습니다. 

유럽의 저가항공은 수하물 규칙이나 기타 꼬투리 잡는 걸로 유명하다고 알고 있었지만, 탑승 게이트를 20분 전에 알려줄 주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한국 저가항공은 진짜 선녀입니다. 선녀. 

게이트에서 비행기로 가는 버스도 없습니다. 걸어서 이동해야 합니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비행기로 걸어가면서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좋네요ㅋㅋㅋ

(근데 저기로 누가 달려가면 어떻게 막는 사람이 있나? )


네. 좌석도 가격에 맞는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저희 집에서 잠실 가는 광역버스 시트가 더 좋습니다. 25만 원짜리 마을버스, 맛있네요. 


독일에 도착했습니다!�  베를린의 첫인상은 너무 깨. 끗. 하. 다!입니다. 근데 도착하니 입국심사를 합니다. 영국은 이제 None EU로 분류되어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베를린에 언제까지 있을 거냐? 영국에 언저 돌아가냐? EU국가에는 총 며칠 있을 거냐? 여행으로 온 거 맞냐? 브렉시트의 매운맛을 여기서 다시 맛봅니다. 


 이제 호스텔로 이동할 건데 버스와 지하철은 이 어플로 구매를 하시거나 지하철역에 가셔서 구매를 하시면 됩니다. 저는 어플이 편해서 이걸로 24시간권을 사서 돌아다녔습니다. 


플레이스토어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de.bvg.ticket&hl=en_GB&pli=1

앱스토어 https://apps.apple.com/us/app/bvg-tickets-train-bus-tram/id1232772818


베를린 시내로 가는 길, 독일사람들 체형 맞춤인가 의자가 널찍널찍한 게 아주 좋습니다. (아주 좋아�)


그 유명한 TV타워도 찍어주고

브란덴부르크를 모티프로 한 패턴이 인상적이네요

제가 머문 곳이 과거 동독 지역이라 그런지 사회주의 사상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이름을 딴 광장이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숙소 체크인 하고 첫끼! 베를린에서 유명한 카레부어스트를 먹어봤습니다. 맛은 감튀+케첩+소시지+카레가루 살짝+마요네즈. 네 영국음식도 그렇고 독일 음식도 맛이 참 정직합니다� (카레부어스트집에 Bio(바이오)뭐시기라고 적혀 있어서 가짜고기인 줄 알았으나, 다행히 유기농을 독일에서 Organic 대신 Bio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고요ㅋㅋㅋ )



베를린에서 제일 유명한 곳도 다녀왔고요. 

브란덴부르크 근처나 장벽 근처에는 이렇게 과거 분단의 기록들을 남겨 놨습니다.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는 공간도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브란덴부르크문 옆에는 홀로코스트 추모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상막한 불규칙한 경사가 있는 땅에 크기가 다른 콘크리트 추모비가 가득 차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미로 같은 느낌에 두려움과 답답함 엄습해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무조건적으로 울적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추모비에 올라가 햇빛을 쬐는 사람들과 미로 같은 추모비 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이 처음에는 이질적이고 불편했지만, 한편으로는 일상 안에서도 과거의 일들을 잊지 않겠다는 취지가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일의 국회의사당으로(걸어서 10분?) 이동해 앞 벤치에서 햇빛을 즐기면서 하루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베를린 여행 네 줄 요약


1. 한국의 저가항공은 최고다. (갓주항공, 갓스타항공)

2. 베를린은 런던보다 깨끗하다. (너무 좋다)

3. 독일 사람들은 과거에 대한 잘못을 철저히 하고 있다. (누구는 보고 배우길 바람)

4. 동독과 서독의 건물 느낌이 다른 게 재밌다. (배그 에란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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