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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터치 Mar 05. 2024

[영국일기. 2] 너무 춥고 심심하다

한국마트에서 산 3파운드짜리 김밥

금요일이면 주말생각에 즐거웠는데, 여기서는 그 딱 설레지가 않는다. 나는 사실 집 밖에 나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근데 영국까지 와서 주말에 유튜브나 보면서 누워 있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가서 놀긴 해야 하는데...

새로 생긴 엘리자베스선

그래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 런던시내로 갔다. 아무 생각이 한국에서도 혼자서 서울시내를 돌아다니지는 않는데... 지하철은 뭐가 이리 비싼지 런던까지 8파운드를 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스를 타야겠다. 

10년 만에 와 보는 내셔널 갤러리 

10년 만에 내셔널 갤러리에 갔다. 가족들이랑 왔을 때는 시차적응에 말도 안 통해서 정신없이 구경하고 나갔었다. 근데 오늘은 그냥 덕수궁 미술관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다 보는 것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내가 좋아하는 네덜란드 작가들과 인상파 작품만 몇 개 보고 나왔다. 사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공황장애 올 것 같아서 나왔다. 

팔레스타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여기도 시위에 유튜버 나오는 것은 똑같구나
영국이다ㅇㅇ

혼자서 돌아다니깐 진짜 런던에 와도 진짜 재미없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자라에서 스카프 하나사고, 20파운드짜리 파이브가이즈를 먹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은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욕창 걸릴 것 같아서 SCV처럼 동네 정찰에 나섰다. 우체통을 정성스럽게 꾸며 놓은 게 너무 귀엽다. 네덜란드 친구한테 물어보니 험프티 덤프티라는 동화에 나오는 캐릭터라는데, 저 녀석과 관련된 시도 있고 그렇다. 뭐 일본에 비오라고 창문에 걸어놓는 인형 같은 건가? 


집에 오는 길에 케밥을 샀다. 많이 먹을라고 라지로 달라했는데, 피시앤칩스에 이어 양이 어마어마하다. 

다시는 이 땅에서 라지를 시키지 않으리라. 


그렇게 조금은 허무하게 주말이 지나갔다. 뭔가 생산적으로 지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불안하기도 하다. 친구도 사귀고, 남는 시간 사회 활동을 하고 싶은데, 2주밖에 안 지난 상황에서 너무 조급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급함에 못 이겨 삼촌한테 할아버지 필름카메라를 뺏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이번주 중으로 카메라가 올테니 그걸로 뭐든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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