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막다른 골목
폭풍 같은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달라진 건 없었다.
엄마는 아침부터 국수를 삶았고.
시장은 북새통이었다.
관이는 헐레벌떡 뛰어 겨우 지각을 면했고.
마츠모토를 대신한 새로운 교사가 수업을 했다.
아무 일 없는 듯 지내는 사람들 사이에서
민우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마음이 허전했다.
형은 어제도, 그제도, 지난주도 집에 없었지만,
이제 영영 오지 못할 거란 사실에 설움이 밀려들었다.
씩씩.
성을 내며, 힘껏 내달려 집에 도착했을 때
마침 엄마가 고운이 없는 고운의 방 문을 열고 있었다.
벌컥.
거세게 방을 연 엄마가 내던진 건,
건어물 가게 박씨가 받았던 다섯 번째 행운의 편지.
편지를 고운의 방에 내던진 엄마는 그걸로 분이 풀리지 않아 바닥을 쿵쿵 밟았다.
- 죽일 년. 쳐 죽일 년.
- 그만해요. 형이 괜찮다잖아요.
민우가 허둥지둥 엄마를 붙잡았다. 말렸다.
저도 고운이 원망스러웠으면서, 그랬으면서, 전혀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백탁이 보여줬던, 민형이 고운에게 썼다던 그 편지,
고운아.
운이 좋다면 나는 네 손에 죽게 되겠지.
내 마지막이 너라면 나는 기쁠 거야.
이해할 수 없는 문장 속에 담긴 마음을, 민우도 엄마도 외면할 수 없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 편지 도로 내놔!
아무래도 엄마는 박씨의 편지를 다짜고짜 가져온 모양이었다.
허겁지겁 뛰어온 박씨가, 다섯 번째 편지를 주워서는 박박 찢었다.
- 뭐 하는 짓이야.
- 안 돼. 갖고 있으면 죽어!
막다른 죽음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