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이런 법은 없는 겨
왜놈들을 피해 겨우겨우 모인 시장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울분을 토했다.
순사들이 고운과 숙희를 찾아 들쑤시는 통에 장사는 무슨.
잡도리당하고 얻어터지느라 사과도 멍들고 얼굴도 멍들고.
그간 행운의 편지로 한놈 한놈 죽어 나가면서 멎었던 왜놈들 행패가
이자까지 뿔어 배로 커진 건지.
딱
죽을 맛이었다.
- 근데 말이여.
그러니까 말이여,
행운의 편지를 돌린 게 고운이면, 갸가 쿠바리볼버인가?
그건 아닙니다. 만주에 있을 때, 거기서 쿠바리볼버 이름을 들은 적 있습니다.
그가 나타났다 하면 모두 초토화되기로 유명했죠.
다만, 그를 실제로 본 사람은 없어서 새로 만들어진 총이나 폭탄 이름 아니냐는 얘기가 떠돌았습니다.
백탁씨가 그렇담 뭐.
근데 왜 편지가 쬐깐한 여자애 손에 있었는감?
...그게
말해 뭐 해. 쩌어기 관이가 잃어버렸겠지.
…그것이
아니야! 관이 편지는 내가 같이 전달했는데!
왜 소리를 질러!
어디 해보자는 겨?!
- 저예요. 제가 잃어버렸어요.
사람들의 핏발 선 눈이 민우에게 쏟아졌다.
- 죄송해요.
- 어쩌자고.
- 그래서 고운 누나가 찾아준다고 했던 건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 근데... 민우야. 니 엄마 어딨냐?
민우가 뒤를 돌자, 아까까지 있었던 엄마가 사라졌다.
민우는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왔다.
- 죽일 년. 쳐 죽일 년.
매일 고운을 향해 분노하던 엄마의 목소리가 민우의 목을 조이는 것 같았다.
숨이 턱끝까지 차도록 달린 민우가, 숙희와 고운을 숨긴 창고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