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네가 느껴야 할 건 분노야, 화가 나야 해.

(22.01.15)

by 김옥미

해리증상이 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마땅히 느껴야할 감정을 분리시켜 버리고

삭제해버리는 것으로 나는 생존해 온 것이다.


그럼에도 그 감정을 해소 하고 싶어서

무던히 내가 여러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말해온 순간들에

네가 느껴야 할 건 분노야, 화가 나야 해,

슬퍼하는 게 당연해, 라고 말해준

많은 사람들이 고맙다.


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어려운 사람이다.

그리고 부럽다.

수치스러움과 분노와 슬픔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사람이 부럽다.


내게 조심스러운 사람들에게 부탁한다.

내게 분노를 명령하라고.

충분히 그래도 된다고.

이미 내가 힘들 거라는 상상은 부러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게 어려워 치료를 받고 있고 약을 먹고 있다.


선생님께 고맙다.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용서 이전에, 그 많은 것들 이전에,

네가 느껴야 할 감정들이 있지 않느냐는 말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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