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갈퀴

(21.08.30)

by 김옥미

갈기갈기 찢기는 소리가

숨쉴 때마다 눈꺼풀을 할퀴고 지나가고

아가미를 뻐끔거리듯

몇 번 눈을 깜빡이고나면

난생 처음 보는 풍경이 금이 간 채로 놓여 있다

한때는 껍질을 깨고

태어나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했는데

거품으로 흩어지는 호흡이

어쩌면 이 세계가 거대한 수족관이 아닌지

서서히 부서지고 있는 게 아닌지


바닷물을 흉내낸 소금물처럼

오줌을 지리듯 나의 비늘은

조금씩 이 세계에서 새어나가고 있는 게 아닌지


문득 생각하던 생각을 잊고

맴돌던 자리의 자리를 잃고

끔뻑끔뻑 담배를 물고

아스팔트 위를 팔딱이는데


걸을 때마다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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