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17)
아무도 베개의 속살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생겨먹은 게 베개여서
당신에게 푹신할 수 밖에 없었노라고
그러니 나의 푹신함 따위는
아무런 효용도 없는 것이라고
밤새도록 주장했으나
집요하게 파고드는 날카로운 머리칼은
밤마다 베개를 질식케 했다
내려놓고 싶어서
당신을 놓아주고 싶어서
베개는 스스로 목졸라야 했다
당신의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비로소
숨 죽을 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