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내생애 가장 행복했던 날은

(17.04.24)

by 김옥미

내생애 가장 행복했던 날은,

결혼하던 날도 아니고,

어디에 합격하던 날도 아니고,

둘도 없을 명작을 만난 날도 아니고,

그 어린 날,

아무것도 모르고,

어김없이 가을에는 아버지랑,

전어회를 먹던,

아버지는 조금 덜어진 세꼬시만 먹던,

나는 접시에 수북이 쌓인,

뼈를 발라낸 전어회를 먹느라 바쁜데,

아버지는 소주만 홀짝이던,

그 날이,

돌이켜보니 가장 행복한 날이었구나.


나는 정말이지 단 한순간도 아버지를 이해할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는데.

이제 우리 아빠는,

그렇게 전어회를 통크게 쏠만큼

주머니에 돈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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