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사람. 두 번째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

by 이가든

잘 생겼어. 연기도 잘해. 예능도 잘해. 노래도 잘해. 춤도 잘 춰. 운동도 잘해. 요리도 잘해.

이런 사람이 진짜 있다. 기무라타쿠야



중학교 때 앞자리 그리고 그 옆 그리고 내 짝 우리 넷은 그렇게 같이 점심반찬을 나눠 먹고 특활활동을 갈 때도 같이 이동하며 비슷한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친해졌는데. 그때 우리는 쉬는 시간마다 서로가 요즘 어떤 연예인에 빠져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중 내 앞자리 친구는 어렸을 적 아빠를 따라 어린 시절 일본에서 살다 온 친구였는데 어느 날 우리는 그 친구집에 놀러 갔다.

그 친구는 아주 작은 싱글 CD(그 당시 우리나라에 싱글 CD의 개념이 없었다. 앞뒤로 수많은 곡을 꽉꽉 채워 앨범을 내던 때였다)를 틀어주며 “요즘 일본에는 이 그룹이 인기가 제일 많아. 나는 이중에서도 이 사람이 제일 좋아!” 하며 사진을 하나 보여주었다. 그 사람이 기무라타쿠야였다.


그렇게 우리는 일본 문화를 알게 되었는데 또 다른 친구는 X-JAPAN에 빠졌고, 나는 그때 알아듣지도 못하는 일본 노래를 친구들의 집에서 들었으며, 학교 앞에서 친구들이 사 오는 비주얼 락 그룹 사진들을 감상하고, 일본만화를 빌려보고 돌려봤다.(내 또래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는 일본 컨텐츠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것들이 눈앞에서 실물로 보는 것들이 아니어서 인지 이게 도대체 좋은 건지 멋있는 건인지는 잘 모른 체 그냥 기무라타쿠야라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진짜 잘 생겼다고만 생각했다. (내가 태어나서 본 사람 중에 제일로)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원빈이라는 연예인이 등장하고 그의 얼굴과 비주얼 헤어스타일이 일본의 기무라타쿠야와 지속적으로 비교되었다 (일부러 초반에 비주얼라이징을 카피했을 거라는 기사도 있었다) 그때쯤 기무라타쿠야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때였다. 리바이스 엔지니어드 진이 한국을 강타하고 TV에서는 기무라타쿠야가 모델인 리바이스 진 광고가 나왔다. 그때부터 나는 일본드라마를 보고 빠져들기 시작했는데 기무라타쿠야라는 사람은 그냥 내가 보던 그런 연예인이 아니었다. 일본은 이미 멀티연예인 시대를 예전부터 시작했다. (요즘 아이돌들이 언제부턴가 연기로 성공하고 서서히 다양한 분야로 뻗어가는 건 아마도 일본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아이돌 문화 자체가 그렇지만) 일본 아이돌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아이돌로 데뷔하지만 조금 뜨기 시작하면 모든 분야를 시도한다. 예를 들면 노래. 춤은 기본 연기. 예능. MC. 배우로 시작했었도 노래를 못해도 앨범을 낸다. (돈이 될만한 건 다 해보는 시장인 건지 팬들에게 한 연예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주는 하나의 팬서비스 차원인지는 전혀 모른다) 그중 기무라타쿠야가 이렇게까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아진 이유는 얼굴 때문이겠지만 그다음 그의 매력은 (노래. 춤. 연기. 예능. 흉내. 망가짐) 모두 잘해서였다. 나는 그가 모든 걸 다 잘 해내는 사람인게 좋았다. (이런 사람이 진짜 연예인이구나) 아마도 얼굴만 보고 좋아했다면 빨리 질렸으리라. 나는 그가 나오는 모든 컨텐츠를 내가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한 온 힘을 다해 봤다. (고용량의 외장하드를 하나 꽉꽉 채웠다. 물론 폴더의 카테고리는 다양하다) 아... 중2 때 그 친구는 나에게 이미 엄청난 걸 소개해 준거였구나… 생각하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그의 드라마를 보는 것이었다. (워낙 일본 드라마들이 인기가 많을 때였기도 했는데, 일본드라마만의 특유의 감성이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했다. 그리고 그는 해마다 무조건 한 편의 드라마를 찍었고. 그가 연기했던 드라마들은 장르가 꽤 다양하며 연기의 폭이 넓다. (여기서 잠깐 드라마를 추천하면, 1위 롱베케이션 2위 히어로 3위 체인지 4위 뷰티풀라이프 5위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열거하는 게 진부하다) 연기를 보다면 그가 했던 예능에서 왜 그가 콩트들을 잘 소화하는지 알 수 있다. 예능에서는 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기본적으로 그는 끼가 정말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요리(오랫동안 요리프로그램을 했다), 운동, 개그 그리고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속한 SMAP는 가창력이 뛰어나지 않은 그룹 중에 하나인데 그가 메인 보컬이다. 춤은 기본적으로 타고났다고 해야 하며. 그를 보면 못하는 걸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가 한 인터뷰들은 솔직함으로 항상 화제가 되고, 그가 찍힌 파파라치 사진에 옷들은 트렌드가 되고, 그가 했던 장발머리가 유행하게 된 건 정말 슬픈 일이다.(이것만은 유행이 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돌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비난을 받아도 다시 그는 해마다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하고 그가 찍은 드라마는 시청률 1위를 갱신시키며, 매거진 <앙앙>이라는 여성잡지 조사 결과에선 15년 연속 '안기고 싶은 남자' 1위를 했다. 그도 SMAP도 잘하는 게 많은 만큼 정말로 오랫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많은 활동들을 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이제 그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가장 큰 계기는 SMAP가 해체하는 일이 버러 졌기 때문인데, 순식간에 그 일로 SMAP X SMAP라는 예능이 폐지되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렇게나 많은 활동 했지만 서로 연락처도 모른다느니, 사이가 좋지 않다느니 (이 부분은 진짜 이해할 수가 없다. 리얼 예능을 보면… 그 감정, 표정, 대화가 다 연기라고?) 비즈니스 관계라느니, 결국 그가 해체의 원흉이 되면서 그가 받았던 인기만큼의 비난을 받으면서. 그 인기도 외모도 점점 내려오기 시작한다.


내가 열렬히 좋아했던 누군가의 비난을 하락을 보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도 그의 활동을 찾아보지도 않고 예전만큼 화제가 되는 그의 작품이나 드라마도 없다. 긴 세월 동안 문화의 흐름도 일본에서 한류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10대를 거처 20대 그리고 30대까지 나는 그와 동시대를 살았고, 살고 있다는 걸 감사한다.

온갖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그가 찍은 드라마와 예능을 다운로드하고 보고 한 시간들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 그가 드라마에서 한 연기. 목소리(다들 알겠지만 그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의 성우다) 그가 부른 노래. 보여준 춤. 그가 유행시킨 패션 어느 것 하나 즐겁지 않은 것이 없었다. 진정 연예인이라는 사람은 이런 거구나. 그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우리의 연예인으로 태어날 것이다.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

어떤 사진을 셀렉할지 고민이 진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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