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그림. 네 번째

요하네스 베르메르 _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by 이가든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저도 물어보지 않을 게요

요하네스 베르메르 _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뽀얀 피부에 아주 큰 눈망울 파란 터번과 노란색 상의의 컬러매치. 붉은 입술 화룡점정은 그녀의 눈을 닮은 반짝 거리는 귀걸이. 한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소녀의 얼굴이다.


이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 단순하게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보석이 진주이다 (그중에서도 귀걸이) 개인적으로 그 크기가 몇 mm의 차이로 다른 귀걸이를 몇 개씩 가지고 있는데, 진주는 그 크기에 따라 우아함을 뿜어내는 크기도 다르다. 나는 진주라는 보석이 가장 여성적이면서 우아한 보석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진주 귀걸이는 크기별로 몇 개씩 가지고 있다면 아주 유용하게 두고두고 쓰이기에 추천한다. 굳이 그렇게 비싼 브랜드가 아닐지어도 그 빛깔의 영롱함을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기에. 무리한 지출을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이 그림의 소녀는 그 우아함을 장착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누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 건 지 약간 뒤를 돌아보는 ( '저요?' 순정만화에 나오는 미소녀의 자세) 자세로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녀의 이름조차 모르는데.

이 그림이 신비롭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이 그림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그려진 건지 누가 의뢰한 건지 (의뢰하지 않을지도 모르며) 이 소녀가 누구인지 여기는 어디인지 오직 작가 요하네스 베르메르만임을 알 뿐이다.


그 미스터리함이 주는 장점 덕분에 그 미묘한 신비로움 때문에 이 작품은 수없이 패러디가 되었고 그래서 영화가 되기도 하고 (스칼렛 요한슨의 얼굴은 정말 절묘한 캐스팅이다) 소설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게 아마도 누군가의 영감이 된다는 건가 싶다.


그러게 모든 걸 꼭 다 알아야 되나 싶다.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소녀가 기분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행복한 건지 불행한 건지 슬픈지 아픈지 누구를 기다리는지 떠나보내는 건지 유혹하는 건지 버림받은 건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이 귀걸이는 누군가에게 받은 건지 훔친 건지 알아도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듯이 그렇게 영롱하게 빛나는 눈동자와 진주귀걸이일 뿐이다.


진주 복사.jpg

작가 요하네스 베르메르

제작 1665년 경

사조 네덜란드 황금 시대 회화

기법 캔버스에 유화

크기 44.5cm × 39cm

위치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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