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22살 그냥 남들이 다 가는 유럽배낭여행은 그래 나도 가봐야지. (사실 그냥 여행사에서 잡아주는 호텔을 일정에 맞춰 찍고 오는 거라 배낭여행이라고 하기엔 민망하고 거창하며, 나보다 더 큰 배낭을 난 멜 수 없어 캐리어를 가져갔기에, 유럽 돌바닥을 질질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7,8월에 등장하는 흔해 빠진 여행객이었으나) 여행은 배가 고프고 힘들었다. 뭔가 이 여행의 영혼이 없어질 때쯤 이태리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티칸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았다.
“와. 아름답다” 아름답다 라는 말은 이런 걸 보고 말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그동안 아름답다 라는 단어를 너무 남발하고 있었구나. 그게 아니라면, 아름답다 보다 더 최상급의 표현은 뭐가 있을까? 다른 표현을 찾고 있었다.
성모마리아의 얼굴은 슬픈 건지 너무 슬퍼 평온해지기까지 한 건지 읽어 낼 수가 없으며 죽은 예수 그리스도는 이제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마리아를 감싸고 있는 옷은 마치 진짜 실크 같아 보였고, 예수님에게 이런 말은 굉장히 실례이지만 예수님의 몸과 얼굴은 요즘 보이그룹 센터에서도 밀리지 않을 듯하다(아. 표현이 너무 불경스럽다) 어디선가 미술가들이 분석한 피에타는 예수의 다리는 인체비율이 맞지 않게 팔과 다리가 너무 길고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다르며 또한 그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손과 체구도 너무 커 사실 기이한 형태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 보면서 그런 걸 찾아내는 능력도 능력이다) 그런데 그래서 너무 완벽하게 아름답다. 피에타의 슬픔은 아프고 아름답게 전해진다. 그리고 이 작품만을 감상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다음 일정이 있는 여행자들에게는 이 슬픔을 감상하기 시간이 너무 모자라다.
흔해 빠진 서양미술사의 한 페이지로만 보던 피에타는 비록 방탄유리에 갇혀 있지만, 종이로 보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과의 차이가 너무 크다 (그건 대체로 모든 예술작품이 그렇지만 특히 조각 작품의 경우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입체감에서 오는 아름다움은 직접 보지 않고는 담을 방법이 아직 없다) 미켈란젤로라는 인간이 두 손으로 아름다운 신성함이라는 것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후로 나는 미켈란젤로의 팬이 되었다. 오직 피에타 이것 하나만을 두 눈으로 보기 위해서는 이태리로 여행을 가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바티칸 성당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라고 답할 것이다.
피에타(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1498~1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