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현실.

by stay gold



꿈 하나 믿고 시골 깡촌을 떠나 상경한 A.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잡일을 하며 받는 열정 페이로 겨우겨우 버티며 살았다.


그 작은 몸으로 새벽 공기 맞으며 나갔다가 별 보며 들어오는 생활을 반복하던 A의 말벗이던 고시원 주인 할머니. 새벽이면 폐지를 주우러 나서는 주인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몇 마디 이야기 나누며 집 떠나와 고생하는 설움을 달랠 수 있었다.


그렇게 일 년 즈음 지났을까, 다음 단계가 보이지 않는 끝없는 반복에 지쳐 울기도 많이 울었을 그즈음, 오가며 나눈 이야기로 A의 제법 속 깊은 사정을 알게 되신 주인 할머니께서 긴히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며 A를 불렀다.


알고 보니 고시원 건물뿐 아니라 서울 금싸라기 동네 상가도 몇 채 가지고 있던 할머니께서는 보증금도 필요 없고 월세는 형편 되는 만큼 내면 되니 자신의 상가 1층에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말씀하셨다. 가게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도 모두 투자하시겠다며.


처음엔 너무 놀라운 제안이라 망설이던 A는, 이참에 도전해 보라는 할머니의 거듭된 제안에 해당 상가의 절반만 사용하는 것으로 가게를 시작했다.

그렇게 자리 잡은 A는, 그로부터 몇 년 뒤 센스 있는 분을 애타게 찾던 우리와 인연이 닿았고, 한참이 지난 어느 날 술자리에서 어린 나이에 자리 잡은 비결을 묻는 우리에게 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게는 가장 동화 같은 스토리.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의 장르가, 꼭 막장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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