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와 거만함
흑백 요리사 시즌 2에서 결승까지 오른 셰프의 태도가 거만하다며 핀잔하는 이들도 있는가 보다.
거듭된 방송을 통해 ‘문맥‘을 파악한 바, 치열하게 살아오며 상당한 성과를 이뤘지만 스스로를 미완이라 여기는 이의 제한된 프라이드로 보이고, 패자를 향하여는 물론 자신이 패자가 되었을 때에 보이는 태도도 나쁘지 않으며, 다른 셰프들과의 관계도 괜찮아 보이는데 굳이 또 핀잔을 한다.
자신이 성취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과한 태도를 보인다면 모를까, 치열하게 살았던 청년이 자신의 성취를 바탕으로 저 정도 프라이드를 갖는 것까지 눈꼴시려하는 것은 좀 그렇다. 대학 합격증 올리는 인터넷 게시글을 트집 잡는 모습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
사회적 담론이 필요하다면, 타인의 성취를 겸손으로 포장한 몽둥이로 찍어 누르려는 분위기가 그 대상이어야 할 것. 고작 ott 요리 경연 프로그램의 참가자의 태도를 두고 사회적 문제인 양 부풀려 따질 것이 아니라.
한편, 이를 두고 성과주의까지 거론하기도 하던데, 첫째, ‘지나친’ 성과주의가 문제이지 성과주의 그 자체가 항상 문제인 것은 아니다. 둘째, 이 사안에서 자신감을 용인한다는 이유로 지나친 성과주의라 말하는 것은 마치 알바로 오만 원 번 것을 칭찬하는 이들을 물질 만능주의자들이라 비난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니, 자의적 확대 해석으로 만든 허수아비와 다투는 셈.
누군가가 성실히 이룬 성취에 대하여 인정하자. 말로만 인정한다 하지 말고, 이룬 이들의 이유 있는 프라이드도 인정해 주자.
내 조카가 저리 살았어도 내가 다 뿌듯하고, “내 조카는 최고 셰프”라며 자랑하고 싶겠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