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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기

꽃 선물.

by stay gold




꽃 선물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아름답기로 따지자면 5만 원짜리 꽃다발보다 5만 원짜리 지폐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고, 정성으로 따지자면 꽃집 사장님의 정성을 선물하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싶다. 심지어 마른 꽃은 나의 무한 재채기를 유발하기도 하니, 나로서는 여러모로 이해하기 어려운 선물. 물론, 사람들이 좋아하는 까닭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 것과 내가 그리 느끼는 것은 별개의 문제.


이해가 우선이지만, 이해할 수 없을 땐 암기하는 편이 낫다. 내게는 이해가 아닌 암기의 결과이자 받는 이의 표정을 학습한 결과, 꽃 선물. 주는 이의 만족보다 받는 이의 기쁨이 우선이라는 선물의 의미까지 생각하면, 나의 꽃 선물은 그야말로 선물이다.


아직은 암기의 결과이지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주는 만족을 이해할 날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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