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전문위원으로 다시 현장에 서다

by 황희종

경험은 자리보다 늦게 은퇴한다

퇴직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삶은 나를 다시 현장으로 불러냈다.

2025년 3월,

나는 00산업진흥원에서 방위산업 전문위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직함은 달랐고

현장을 찾아가고,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곳에 제 경험을 보태는 자리였다.

옆에서 함께 고민하고 봉사하는 자리였다.

중소 방산기업들은

기술은 갖추고 있었지만

제도 앞에서는 늘 조심스러워했다.

특히 보안인증과 기술보호 체계는

기업 혼자 감당하기에는

막막한 벽처럼 느껴지곤 했다.

나는 앞에 서지 않았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할지를 차분히 함께 정리해 나가려 했다.

정책을 설명하기보다 현장의 언어로 풀어내고,

서류보다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자 했다.

공직 시절 쌓아온 경험은

이제 결재선이 아니라 대화의 재료가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그 길로 가도 괜찮다”는

작은 확신이 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금은 잠시 멈추는 것도 선택”이라는

현실적인 조언이 되었다.


이 자리에서 나는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공공의 역할은

자리에 있지 않고 태도에 있다는 사실을.

방위산업 전문위원으로서의 나는

경험을 나누는 사람이었고,

그것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조용히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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