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을 표현하기

요즘 들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by 김현지


강의에서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잠깐 하신 이야기이다.


'얼마 전이 스승의 날이었잖아. 이건 내가 너네한테 실망해서 말하는 거 절대 아니야!'라고 말을 시작하셨다. 무슨 말을 하실까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뒤이어서 이렇게 말하셨다.


'이번 스승의 날에 교양 수업 제자들이 몇 명이나 문자를 보낼까 해서 지켜봤거든? 근데 교양 수업에서 한 학생만 문자를 보냈더라. 안 보낸 너희를 혼내고 싶은 건 아니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야. ' 간추리자면 이런 말을 하셨다.


이 말을 들은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 정말 나만 문자를 보냈었구나.


스승의 날에 좋아하는 교수님 두 분에게 감사인사 겸 연락을 드렸다. 작년 교양 교수님과 올해 교양 교수님이다. 작년 교양 교수님에게는 연락을 드렸더니, 밥을 사주신다고 답장이 돌아왔다. 그렇게 만난 일화를 담은 게 직전 글이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를 해주신 교수님이 올해 교양 교수님인데, 수업에서 저 이야기를 들으면서 교수님의 답장이 머리에 스쳐 지나갔다.


'매년 스승의 날마다 교양수업 듣는 학생들 중에 메시지라도 남겨주는 학생이 있을지 유심히 지켜보는데, 이제까지 단 한 명도 없었어. 그런데, 현지가 최초를 찍었다!!'

난 교수님이 강의에서 문자를 보낸 사람이 한 명뿐이었다는 걸 말하기 전까지, 교수님이 내 기분을 띄워주려고 약간의 선의의 거짓말을 섞어서 말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 나 혼자 뿐이었다니. 이게 제일 충격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내가 가진 걸 남에게 나눠주는 것을 죽도록 싫어했다. 그래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이런 아이들이었다. '현지야 나 한입만~'이라고 말하는 아이들. 내가 돈 주고 샀고 내가 먹으려고 샀는데 왜 이러는 거지? 그래서 융통성 없는 나는 싫다고 하고 대부분 한입조차 내어주지 않았다. 왜 그랬지. 그 한입 더 먹어서 얻은 결실은 키가 아니라 몸무게였다.


지금은 확실히 변했다. 정반대로 변한 것 같다. 단 걸 좋아하기도 하고 기침을 자주 하기에 항상 마이쮸나 새콤달콤 같은 단 음식들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현재는 강의를 들을 때 내 주변에 앉는 사람에게 먼저 간식을 나눠주고, 나눠 준 이후에 그제야 간식을 먹고는 한다. 간식을 나눠주면서 새롭게 느낀 것이 있다. 바로 사람들의 반응이다.


당연히 모두들 받고 나서는 고맙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이 이후의 반응들이 다르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나 아니면 연락을 통해서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까 주신 간식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수업 끝나고 말을 다시 한번 해주신다거나, '간식 과제하면서 잘 먹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연락이 온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사소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그래서 이때부터 나도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이 글의 시작에서 교수님의 이야기가 내가 간식을 주면서 느낀 점을 알려주려고 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함을 잘 표현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뭘 더 해주고 싶을 정도로 되려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나만 해도 스승의 날 문자를 보냄으로써 좋아하는 교수님이랑 밥도 먹고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것들도 생각해 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뜻밖의 칭찬들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살면서 언제 이런 칭찬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칭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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