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법

by 돌멩이

내가 아이를 키운다면 어떤 아버지가 될까? 편한 마음으로는 상상이 어렵다. 양육은 분명 어려운 일일 것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아도 그렇고, 주변사람을 보아도 그렇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그 계보를 잇는 다양한 TV프로그램을 보아도 그렇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우리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유전자를 존속시키기 위한 생체 기계라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서 산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자식은 이변이 없다면 내 유전자를 후대에 남겨줄 수 있는 생체 기계이다.


내리사랑은 생체 기계의 소프트웨어다. 모든 부모님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를 사랑한다. 유전자를 잘 보호하는 프로그램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양육자로서 아이가 원하는, 혹은 앞으로 원하게 될 모든 것을 해주고자 성심성의껏 노력할 것임이 틀림없다.


아이의 성정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 방법은 오로지 관찰 관찰 관찰이다. 내게는 다른 세상 살아가는 방법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것 역시 관찰이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양육을 잘 수행해 낼 수 있다.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31살이 되고 나서야 나는 내 성격이 종잡을 수 없고, 급하다는 사실을 간신히 깨달았다. 아버지로서 아이를 본다면 아이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지 쉽게 알아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아이에게 어떤 성격을 지녔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


아이는 모든 생존 문제에 취약하다. 밥투정을 하는 아이는 식사를 굶으면 영양실조가 올 수 있다. 충분히 안아주지 않은 아이는 불안정한 애착관계가 형성된다. 나는 아주 섬세하게 모든 신체적, 정신적 요구들을 파악하고 충족시켜주고 싶다. 채워지지 않는 욕구는 최소화하고 싶다.


아이는 미숙해서 최선의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기다려서 마시멜로 두 개를 얻기보다는 당장의 달콤함을 보고 마시멜로 한 개를 삼켜버리기 쉽다.(가끔은 마시멜로를 하나만 당장 먹고 싶을 때도 있긴 하다.) 양육자인 나는 앞서 파악한 성정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최선이 될 수 있는 선택을 대신 내리고 싶다. 그것은 당장의 마시멜로 한 개가 될 수도 있다.


존재론적인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왜 살아야 하는지 궁금해 할 수도 있다. 세상의 원리에 대해서 궁금해할 수 있다. 가능하면 귀찮게 여기지 않고 내가 찾은, 앞으로 찾을 답과 질문들을 공유하고, 같이 탐구해보고 싶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소중하다는 점이다. 그 점을 충분히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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