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초음파, 경식도초음파, 홀터
간호사: "OOO님 심장초음파실 가실께요~"
환자: "심장검사요?? 머리가 문제인데 무슨 심장 검사를 해요?"
진짜 거짓말 안하고 뇌경색으로 입원한 대부분의 환자들이 심장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눈이 토끼만해진다. 머리에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뜬금없이 심장을 검사한다니 일반적으로 도통 이해가 안 되는 일이긴 하다.....
뇌경색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당뇨, 고지혈증, 고협압은 뇌경색을 일으키는 주요 삼대장들이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 있다. 바로 심방세동이라는 질환이다. 심방세동 때문에 발생한 뇌경색 환자는 전체 뇌경색 환자의 20~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심방세동 이외 여러 심장질환이 뇌경색의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심장질환 중 뇌경색 발생률을 높이는 독보적인 1위는 단연코 심방세동이다.
심장은 혈액순환을 시켜주는 우리몸의 펌프다.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우리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해준다. 그런데, 심장이 고장나서 일을 잘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펌프질이 약하다고 뇌경색이 생기나??
혈액은 끓임없이 순환되어야 한다. 오랫동안 정체되면 피떡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선지는 혈액을 가만히 놔둬 굳힌 커다란 피떡이다. 심장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펌프를 힘차게 해 주지 못하면 심장안에 고여있던 혈액이 선지처럼 굳어버린다. 그렇게 굳은 혈전덩어리들이 온 몸으로 날아가 혈관을 막아버릴 수 있는데 이것이 심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고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되는거다. 때문에 심장이 튼튼해야 뇌혈관에 비상이 안 온다.
이런 이유로 뇌경색이 발생하면 심장검사를 열심히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있어 뇌경색이 온 거 같은 환자 일지리도 심장 문제까지 있는 복합적인 원인의 뇌경색일 수 있기에 기본검사로 심장검사를 빼 놓지 않는다.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는 심장초음파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심장 리듬 문제는 홀터를 통해 알 수 있다.
심장초음파는 가슴에 젤리를 묻혀 기구로 초음파를 보는 검사다. 검사전에 금식을 하거나 기구를 삽입해야 하여 통증이 생기는 검사가 아닌지라 편안하게 다녀오면 된다. 심장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1) 비대, 확장여부 확인: 심장은 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 각각의 방의 크기와 각방의 벽 두께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좌심실비대, 우심방 확장 등의 질환명을 확인 할 수 있다.
2) 판막의 기능 이상 확인: 심장의 판막에 모양이 이상이 있는지 움직임이 원활한지 확인한다. 혈액은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야 한다. 꺼꾸로 흐르는 역류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 우리몸에는 '판막'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판막이 있어 혈액이 일반통행만 할 수 있다. 원래 방향으로 잘 가고 있을 땐 문을 열어주고 반대로 흐르려고 하면 문을 닫아버리는 일은 한다.
3) 염증, 삼출물등의 여부 확인: 심장안에 염증이 있는지 물이 고여있지는 않은지 확인 할 수 있다. 물주머니를 들고 펌프질을 해야하는 심장은 당연히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4) 혈전 또는 종양 확인: 심장안에 혈전이 있는지 종양, 암덩어리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5) 심박출률(Ejection Fraction, EF) 확인: 심장의 수축기능을 보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힘있게 펌프질을 하는지 확일 할 수 있다.
6) 심실 벽의 운동성 확인: 특히 좌심실 벽의 운동성이 떨어지는 지를 통해 심근경색, 좌심방을 통해서는 심방세동을 확인 할 수 있다.
7) 혈류의 속도 압력 확인: 각 심장의 방으로 혈류가 잘 흐르는지 혈류의 방향과 속도가 원활한지 확인 할 수 있다.
8) 단락 확인: 난원공개존증 또는 각 심장벽에 구멍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 할 수 있다. 심장벽에 있는 구멍을 단락이라고 말한다.
심장은 작은 기관인데 그 안에 한 곳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혈류의 흐름에 이상이 생긴다. 이런한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심장초음파를 실시한다. 심장초음파는 부담없이 검사 할 수 있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검사도 있다.
똑같이 심장을 초음파로 확인하는 것인데 검사도구를 두는 위치가 가슴이 이나라 식도다. 내시경을 하듯이 식도 안으로 기구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금식이 필요하고 내시경과 똑같은 불편감이 있다. 심장초음파는 심장의 앞쪽을 잘 관찰 할 수 있다면 심장의 뒷부분까지 좀 더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식도 초음파가 필요하다. 이렇게 식도 안에서 초음파를 보면 갈비뼈처럼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일반 심장초음파보다 화질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보다 정밀하고 꼼꼼하게 심장검사가 필요한 환자에게 추가되는 검사다.
심전도 검사는 한번쯤 들어보거나 검사를 직접 해봤을 거다. 가슴에 여러개의 뽁뽁이를 주렁주렁 붙이고 발목과 손목에 집게를 집으면 심장리듬이 어지럽게 종이게 그려진다. 홀터는 심전도를 휴대용으로 부착해 장시간 검사하는 것이다. 심전도검사는 기본중의 기본 검사로 뇌경색 환자라면 대게 응급실에서 이미 시행하고 병실로 입원한다.
심전도 검사를 이미 마쳤는데 홀터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심장리듬은 24간 내내 이상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특히 뇌경색과 연관이 높은 심방세동인 경우는 비정형적이여서 내내 정상이다가 일순간에만 발생되기도 한다. 때문에 응급실에서 검사한 일회적인 심전도로는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
홀터는 응급실에서 했던 거처럼 검사하는 동안 꼼짝없이 누워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언맨처럼 가슴에 작은 기계를 달고 오는데 양 쇄골아래와 왼쪽 옆구리 쪽에 심장리듬을 확인 할 수 있는 리드가 붙어있어 움직임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서는 24시간 또는 72시간까지 검사하기도 하고 병원에 따라 몇개월 또는 1년까지도 검사 하는 경우도 있다. 찰나에 발생하는 심방세동을 잡아내기 위해 '나타날때까지 검사한다'는 마인드로 악착같이 시행한다.
이렇게까지 심방세동을 확인하려는 이유가 뭘까? 뇌경색은 원인에 따라 접근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뇌경색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재발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심이 있다면 1년까지도 홀터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홀터를 달고 오면 작은 수첩을 준다. 그 수첩에는 나의 일상생활등을 기록하면 된다. 수면시간, 밥먹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등등 일상생활을 기록하면 나의 운동부하에 따른 심장리듬의 변화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 귀찮아서 작성을 안 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렇더라도 통증 또는 불편감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림을 느끼는 등 이상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그 시간을 기록해 두면 된다.
이상으로 뇌경색 환자가 심장검사를 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심장이 일정하고 힘있게 쿵쾅 거려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새삼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 원인을 제공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뇌경색이 발생하면 반드시 심장초음파를 실시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경식도초음파와 홀터를 추가진행하게 된다.
이제 간호사를 놀래킬 차례다.
심장검사 가자고 부르는 간호사에게 토끼눈 대신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을 발사하며 침대에서 내려오는거다. 익숙하지 않은 환자의 반응에 간호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도 갑자기 궁금해졌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