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 초음파
뇌경색으로 입원하면 어떤 검사를 받게 되는 걸까?
가장 대표적인 3 대장 검사는 각종 초음파다. 목혈관, 심장, 머리혈관을 검사하는 초음파 검사는 어느 병원을 막론하고 가장 기본으로 하는 검사이다.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보내는 아주 큰 동맥이 경동맥이다. 오른쪽, 왼쪽 양쪽에 하나씩 있고 응급상황일 때 목에 손을 대고 맥박을 확인하는 그 혈관이 바로 우리가 검사하게 될 경동맥인 거다. 혈관이 여러 가지로 나뉘어 뇌까지 혈액 공급을 하는 것이 아니고 굵은 혈관 두 가닥으로 머리까지 혈액을 공급한 후 머리 안에서 여러 가지로 나눠지기 때문에 큰 도로 격인 경동맥은 너무너무 중요한 혈관이다. 우리집 전선만 고장 나면 우리 집만 정전인 건데 우리 동네로 들어오는 큰 전신주가 망가지면 우리동네 전부가 정전인 거처럼 경동맥이 좁아져 있지는 않은지 혈액순환은 원활한지 확인해야 한다. 간단하게 초음파로 슬슬 목을 문질러대면 되는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하면서 잠시 자도 될 정도로 아픈 것도 없고 힘든 것도 없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로는 어떤 점을 알 수 있을까?
1) 동맥경화 확인 : 경동맥 내막 두께를 측정할 수 있어 동맥경화가 진행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다.
2) 경동맥 협착 또는 폐색 확인: 혈관에 찌꺼기 또는 플라크가 쌓여 좁아진 곳은 없는지, 좁아진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3) 혈류 속도 확인 : 혈액의 속도와 방향을 측정하여 협착의 정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동맥이 완전히 막혀버린다면 엄청 위험할 것이라는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겠으나 조금 좁아져 있을 경우에는 증상이 전혀 없는지라 안일하게 생각해 버리기 쉽다. 경동맥에 플라크가 잔뜩 끼어 있는데 그 일부분이 혈류 속도에 의해 떨어져 나가 버리면 혈관을 타고 순환하다가 좁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도관을 생각해 보자. 정수처리를 마친 수돗물이 서울시 각 가정에 공급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처음 출발은 엄청나게 굵은 관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 갈래길로 나뉘면서 관의 폭이 좁아지고 각 시, 각 동, 각 가정에 이르면 더 작은 관, 더 좁은 관으로 수도관이 거미줄처럼 뻗어지게 된다. 그런데 정수처리기가 고장이 나서 처음 시작하는 엄청 큰 관에 쓰레기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잔뜩 쌓여버렸다고 생각해 보자. 엄청 굵은 관에 쓰레기가 쌓여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해도 막힌 것은 아니니 각 가정이 물을 공급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거다. 그런데 큰 수로의 쌓인 찌꺼기 더미에서 아주 작은 쓰레기 덩어리가 물살에 휩쓸려 떨어져 나가 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덩어리가 크지 않아 각 시로 갈라지는 수도관은 무사히 통과했다. 그리고 각 동으로 갈라지는 수도관도 어찌저찌 통과되었다. 그런데 각 가정으로 갈라지는 배수관은 어떨까? 아주 작은 찌꺼기로도 작은 수도관은 막혀버릴 수 있다.
뇌혈관도 수도관과 빗대어 생각하면 쉽다. 때문에 경동맥이 꽉 막혀버린 게 아니라 좁아져 있기는 하지만 아무 증상이 없으니 '괜찮구나'하고 생각해 넘길 일이 아닌 거다. 실제로 경동맥에 있는 혈전들이 떨어져 나가 작은 뇌혈관을 산발적으로 막아버려 발생한 뇌경색은 흔히 있는 일이다. 경동맥에 있던 플라크들이 부스러져 혈관을 타고 뇌로 올라가다 얇은 혈관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막혀 버린거다.
경동맥의 폐색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하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진행한다. 좁아진 경동맥에 기구를 넣어 넓혀주는 수술이다. 무섭게 느껴지지는 수술이지만 방법이 간단하여 2박 3일의 입원치료로 수술일정이 끝나는 수술보다는 시술이라고 부르는 스탠드삽입술이다.
이런 환자가 있었다.
검사를 해보니 이미 한쪽 경동맥은 90% 이상 막혀있어 거의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고, 한쪽 경동맥마저도 50% 이상 좁아져 있어 시술이 시급한 경우였다. 검사한 것으로만 보면 손이 덜덜 떨리는 환자였는데 실제 상태는 신기하리만치 나쁘지 않았다. 혈관은 하루아침에 막히는 것이 아니고 천천히 수년간의 세월을 거쳐 좁아지기 때문에 서서히 좁아지는 혈관과 적어지는 혈액공급에 머리가 그러려니 적응을 했던 거 같다. 환자분은 그동안 불편함을 못 느끼며 사셨다고 한다. 목 혈관은 이 지경인데 환자분의 뇌경색은 다소 경증으로 발생한지라 앞으로 문제가 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교수님께서 여러 방법을 고민하셨던게 기억이 난다.
요즘은 일반인들에게도 경동맥 초음파의 중요성이 많이 인식된 거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건강검진 할 때 일부러 경동맥 초음파를 추가하여 진행하다 이상을 발견하여 병원을 찾으시는 분이 종종 있을 정도로 병이라는 것은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목 혈관은 뇌혈관의 통로이다. 통로가 깨끗하고 넓을수록 뇌는 혈액공급을 잘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뇌경색으로 입원하면 반드시 경동맥 초음파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