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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을 알면 백전백승

인슐린의 역할. 당뇨병의 이해

by 허간호사
인슐린이 뭔지 아세요??
......
당뇨환자들이 맞는 주사,,,,, 아닌가요????


인슐린.. 인슐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숙한 용어다. 그런데 당뇨와는 관련이 먼 일반사람들은 과연 인슐린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을까? 그저 용어가 익숙하니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약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심한 당뇨환자일 때는 인슐린 주사 처방을 받는다. 자기 배를 꼬집고 스스로 주사는 맞추는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는 주사가 바로 인슐린이다. 그렇담, 건강한 일반인은 인슐린이 알아서 잘 분비되지만 당뇨가 생기면 인슐린 분비가 전혀 안 되는 걸까?? 막연히만 알고 있던 인슐린에 대해 가슴 뻥 뚫린 정의를 얻고자 한다면 오늘 글이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당뇨병이란?


당뇨는 혈액 내에 혈당이 무지하게 많이 돌아다니는 질환이다. 설탕, 물엿, 꿀 쉽게 생각하는 당을 떠올리면 달콤하지만 끈적끈적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렇게 끈적한 것이 오도가도 못하고 내 혈관안에 갇혀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당뇨로 인해 생기는 무수히 많은 합병증들이 왜 오는 것인지 절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 않을까? 혈관 내 당이 많을때는 몸 안에 당분을 저장해주고 낮을때는 꺼내어 쓰는 걸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고장났으니 몸 안으로 저장되지 못하고 혈액만 끈적하게 만들며 온몸을 돌게 된다. 그게 바로 당뇨다. 그리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인슐린=열쇠

음식을 먹어 혈액내에 당이 많아졌는데 당장에 필요한 당분보다 넘처나는 양이 들어왔다면 우리몸은 지금 필요한 당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저장해 두려고 한다. 그런데 세포에 저장을 하기 위해서는 당분이 지나가는 문을 누군가가 열어줘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세포에는 당이 통과할 수 있는 문이 있는데 이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바로 인슐린이다. 지방에 있는 지방세포의 문을 열면 당은 트리글리세라이드로 저장되고 근육에 있는 근육세포의 문이 열리면 당은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혈관에서 세포 안으로 이동할 때는 당이 지나다니는 문을 통해야만 지나갈 수 있는데 그 문은 항상 잠겨져 있고 인슐린이라는 열쇠만이 이 문을 열 수 있다. 인슐린주사라고만 들어왔던 인슐린은 바로 이런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제 인슐린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면 당뇨라는 병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열쇠공장이 망가졌을 때

인슐린이 만들어지는 췌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자가면역등의 문제로 인해 공장이 아예 망가져서 인슐린 분비가 거의 되지 않는 것은 1형 당뇨라고 하고 공장에 과부하가 걸려 일을 잘 못하는 경우를 2형 당뇨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당뇨는 모두 2형 당뇨다. 나쁜 식습관으로 인해 공장을 과도하게 가동시키다보면 어느순간 공장에 과부하가 오게 된다. 불량품을 만들기도 하고 주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어려운 상태가 돼버린다. 어느 곳이든 과도하게 일을 시키면 망가지게 마련이다.


둘째, 끊임없이 문을 열어달라고 할 때

음식이 쉬지 않고 들어온다. 눈뜨자마자 먹고 오전 간식먹고 점심먹고 후식먹고 오후간식 먹고 저녁먹고 야식을 먹어대면 인슐린은 쉴 새 없이 만들어지게 되고 끊임없이 혈관안을 돌아다니며 문을 열기 바쁘다. 초인종도 한 두번 누를때야 반갑게 달려가 문을 열어주는거지 잠시도 쉬지않고 초인종을 눌러대면 귀찮고 힘들어서 어떻게 매번 번개처럼 문을 열어주러 달려갈까? 한 번씩 초인종 소리를 무시하거나 늦게 달려가게 되더라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세포도 마찬가지다. 인슐린이 지속적으로 쉬지않고 혈관안을 다니다보면 민감도가 낮아져 작동에 에러가 생긴다. 인슐린이 세포와 결합하려고 해도 자꾸 튕겨내는 상황이 발생한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거다. 바로 이런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셋째, 열쇠구멍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인슐린이 문을 열려고 갔는 데 열쇠구멍에 녹이 슬어 있거나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만성염증은 열쇠구멍을 녹슬게 만들고 내장지방은 열쇠구멍을 막아버린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과 숙면, 체중감소, 운동이 중요한 이유다.


넷째, 창고 크기가 작을 때

세포 한 개가 무한정으로 당을 저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은 빵 1개면 충분하지만 어떤 사람은 10개까지 먹을 수 있는 거처럼 세포도 어떻게 트레이닝하냐에 따라 저장 능력이 달라진다. 게다가 이렇게 저장이 가능 한 곳은 지방, 근육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근육의 저장능력치를 늘려야 한다. 근력운동이 중요한 이유다.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의 부피가 늘어나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즉각적으로 소모되는 당분의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 몸에는 당분을 세포로 옮겨주는 문은 인슐린이 열어줘야만 열리는 문 한 종류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 몸에는 혈관내에 있는 당분이 드나들 수 있는 총 4가지의 문이 있다.


첫 번째 문: GLUT1

우리몸은 움직여야 할 때도 당이 필요하고 생각을 할 때도 당이 필요하다. 특히 뇌는 1분 1초도 당분이 없으면 안 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뇌 같은 경우에는 24시간 열려있는 통로로 당분을 받아 사용하는데 이렇게 꼭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때 이용하는 문이 바로 GLUT1이다.


두 번째 문: GLUT2

간에 있는 문이다. 간에는 혈당 자동센서가 있어 혈관 내 당이 높으면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없어도 자동으로 당분을 빨아들여 저장하고 필요하면 빼내어 줄 수 있다. 저장하고 꺼내는 과정이 간단하기 때문에 냉장고 문을 열어 뺐다 넣었다 하듯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간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저장공간이 크진 않다.


세 번째 문: GLUT3

세 번째 문도 열쇠가 필요하지 않은 24시간 오픈 문이다. 이 문은 뇌를 위한 특급 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잠잘 때도 일을 해야 하는 뇌는 1분 1초라도 당분이 떨어지면 안 된다. 이런 뇌세포에게 특급으로 식량배송을 하는 문이 GLUT3이다. 뇌에만 있는 세 번째 문은 지문등록을 해 둔 것처럼 초스피드로 당이 통과된다.


네 번째 문: GLUT4

근육과 지방에 있는 문이다. 평상시에는 굳건히 잠겨져 있어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있어야만 열린다. 간에 있는 저장고는 용량이 적기 때문에 많은 양을 오랫동안 당을 보관하기 위해 이 문을 사용한다. GLUT3가 냉장고 문이라면 GLUT4는 식량창고문이다. 저장하는 과정도 복잡하고 꺼내어 쓰는 과정도 복잡히다. 여러 겹의 자물쇠가 굳건히 잠겨져 있는데 저장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1번부터 3번까지의 문은 어떠한 열쇠도 필요하지 않은 개방문이다. 오로지 GLUT4, 이 네 번째 문만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필요하다. 현대에는 먹을 것이 넘쳐나서 생기는 병이 많아졌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당뇨이지 않을까?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이런 예기들은 많이 접했을 테지만 아리까리 헷갈렸던 분들..!

오늘로써 완벽하게 이해되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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