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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향기 Sep 16. 2021

꿀벌에게 미안해

꽃 사진 찍다 운이 좋았는지 몰라도              

거기서 꿀벌을 만났어요

꿀벌도 적이 아닌 좋은 사람인 줄

생물적 감각으로 느꼈는가

힐끗 쳐다보더니 

본연의 일에 열중하더군요


사진 욕심 너무 부린 나머지

가까이 들이대니 꿀벌이 놀는지

힘껏 일해 발끝에 모아둔

화분도 떨어뜨리고

사람 잘못 봤다는 듯

순식간 사라지더라고요

UFO 목격자 말이 떠오를 정도였죠

순식간에 비행체가 없어졌다고 하던데

모르긴 해도 그와 같았을 것 같아요.


꿀벌에게 참 미안했어요

본의 아니게

꿀벌 가족의 생계에

폐를 끼치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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