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음식은 희망과 에너지의 원천이다
절친한 친구 가족의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아, 오랫만에 가족들과 토요일 저녁 외출을 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얘기하면 준비하겠다는 그에게, 나는 번거롭지 않게 간단히 시켜 먹자고 간청했으나, 별거 아니라며 먹을 만한 것을 준비하겠다며 한사코 수고를 아끼지 않겠다는 태도를 꺾지 않았다.
예전부터 요리 좀 한다던 친구의 허풍을 종종 반만 귀담어 들었었는데, 드디어 그의 솜씨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어떤 좋은 술을 페어링하면 좋을까에 나는 좀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처음 방문하는 그의 집에 들어서서, 여느 유명 셰프의 주방 못지않은 광경을 보고는 '아, 이 친구 음식에 진심이었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8시간 이상 온갖 좋은 재료에 재워 구웠다는 한우 치맛살 스테이크의 메인 요리를 시작으로, 직접 삶아 으깨 만들었다는 감자 퓌레, 버섯 6종류를 다진 소스가 일품인 카르보나라 파스타, 꿀을 베이스로 한 달콤 시원한 드레싱이 어우러진 샐러드, 그리고 구운 마늘 향이 가득한 감바스가 고급스러운 접시 위에 정성스럽게 플레이팅 되어 그 큰 식탁을 가득 채웠다.
적당한 풍미의 레드 와인이 더해져, 우리 가족은 마치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고급 이탈리아 식당에 초대받은 것과 같은 좋은 기분이 들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사실 나에게 먹는 행위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정성스럽게 먹는 행위를 낮게 보는 경향마저 있었다고 자백한다. 그러다 몸과 건강에 박식한 좋은 지인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음식에 대한 관심도 우선순위가 높아졌고, 지금은 건강하고 바른 음식은 최고 버전의 나를 유지하는 데 필수 조건으로 신봉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주위를 조금만 섬세하게 관찰해보면, 우리가 흔히 에너지가 넘친다고 일컫는 사람들의 공통적 특징 중 하나가 '잘 먹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한 음식은 희망과 에너지의 원천이라는 것에 격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과거 한남동에 있는 유명 갤러리 대표를 고객으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건강한 에너지와 우아한 중년의 멋이 넘치던 그는, 소박하고 깨끗한 점심 한 끼를 사면서 건강한 음식을 먹는것을 자신의 성공 한 축으로 설명했었다. 수년이 흐른 지금에야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와닿는다.
나와 우리 가족에게 건강한 음식과 그 안에 담긴 희망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나누어 준 친구, 그리고 그의 가족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