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1216

생각대신 선택들을 움직여 경험하라

by 미스터Bit

어제 아침 출근길에 매일 반복적으로 지하철을 갈아타는 곳에 내렸는데, 정말 갑자기 처음 오는 곳처럼 느껴졌다. 아주 찰나에 시간 이동을 한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오늘 다시 그 길을 오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출근길 가운데, 지하의 어둠을 유일하게 극복하는 구간인 한강철교 구간에서 보였던 창밖 풍경이 아직 새벽 어둠으로 남아 있어 낯선 기분이 들었던 것이었다. 이 길을 처음 건너던 8월 여름 이 시간에는, 크고 붉은 태양이 이미 국회의사당의 키를 훌쩍 넘어 힘차게 솟았었는데, 지금은 아직 겨울잠을 자고 있었다. 어느새 시간이 겨울의 한가운데까지 달려왔다.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역동적인 아침 태양을 못 본 채 하루를 시작해서인지 요즘 기분이 환하지는 않다. 사람들이 불만족스럽고 상황들이 짜증스러웠다. 그래서 퇴근길에 가슴 밑바닥에 있는 찌꺼기 같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한 친구를 갑자기 만났다.


회사 얘기, 가족 얘기, 예전 추억 얘기 등 늘 그랬듯 삶의 전반적인 얘기들을 주고받다가 친구가 심장이 뛰는 조언을 했다. 예전부터 나의 몽상 같은 생각들을 진지하게 지지해 주던 친구는 이번에도 생각해 본 것을 실천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사실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체적 제안을 하는 이를 가까이 두는 일은 드문 일이다. 운이 좋게도 나는 현재 그런 드문 이들과 어울려 살고 있다. 어제의 친구가 그랬고, 매주 운동을 도와주는 형이 그렇고, 지금 주거지를 살게 해 준 친구들이 그렇다. 매우 감사한 일이다.


삶의 텐션이 다소 꺾일 때면 화초에 물 주듯 나에게 활력이라는 물을 주는 친구와 여전히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금까지 나의 선택들을 잘 살아내고 있다고 생각되어 또 힘이 난다. 이제 앞으로 5년, 혹은 10년, 어쩌면 그 이상의 시간들을 위한 선택을 매일매일 더욱 치열하게 해내야 하는데 이런 친구들이 있기에 걱정이 덜 든다. 복잡한 생각 대신 일단 움직이고 부딪혀 내가 했던 선택들을 경험할 결심을 오늘 다시 해본다.


PS. 어서 봄이 와 불광천 라인댄스 회원님들의 역동적인 아침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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