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보내는 경고를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
와이프가 며칠 몸이 좋지 않더니, 아침에 찾은 병원에서 몇 가지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어 결국 입원을 했다. 작년에도 명확한 이유 없이 극심한 두통과 음식물 거부 증상으로 몇 달을 미얀마에서 고생한 경험이 있어, 매번 입원할 정도의 질병을 겪을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10여 년 전에는 감기 몸살 증세로 찾았던 세브란스
병원에서 백혈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져서 위험하다는 의사의 소견과 함께, 무균실 입원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위험을 극복한 적이 있다. 지나 생각해보면 만약 그때 아내가 찾은 병원이 세브란스가 아니었다면, 아내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내가 아프고 나서야 나는 우리 신체에 두 종류의 백혈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하나는 우리 신체의 밸런스를 지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 백혈병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외부의 세균과 싸우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들이 적어지면 우리 몸의 면역성에 문제가 있게 되는 것이다. 내 아내의 경우 후자로, 나쁜 세균과 싸우는 백혈구 숫자가 너무 적어져 평소에는 위협적이지 않은 세균의 공격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한 세브란스 무균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 나는 피검사가 얼마나 중요한 진료 절차인지 뼈저리게 배우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몇 년 전 아주 건강한 후배를 백혈병으로 너무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보낸적이 있다. 처음 찾아간 병원에서 피검사만 했었더라면, 그는 그렇게 그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아픔으로 남겨져 우리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에게 더 큰 위험의 접근을 막았던 것도 피검사 덕분이라고 나는 강하게 믿고있다.
이번에도 아내는 면역 문제인 대상포진으로 예상이 된다. 2주 전부터 어깨랑 한쪽 팔이 아프다고 호소했는데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어머니를 잘못된 의료적 판단으로 떠나보낸 뒤, 가족 건강에 대해 참 신경 써서 경계하고 또 경계했던 부분인데, 이렇게 놓치고 보니 미안함이 크다.
세브란스에 입원했을 때, 감염의학으로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실력을 인정받았던 담당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면역력 강화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셨다. 잘 먹고 잘 자고,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운동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했다. 냉정히 보면 아내는 이 단순하고 중요한 4가지 영역에 있어서는 낙제생이다. 물론 달래도 보고 윽박도 질러봤지만, 그녀는 점점 정답에서 멀어져 갔고, 우리는 나이를 먹었다.
삶과 몸이 주는 경고를 절대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 곳으로 떠나보낸 후 매번 똑같은 후회를 한다. 더 늦기 전에 아내가 퇴원하면, 다시 억지로라도 아내를 건강의 컨베이어 벨트에 태워야겠다.
나는 이 글을 보는 모든 이들이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