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0107

삶에 어려움이 전혀 없기를 소원하지 말자

by 미스터Bit

아내의 추가 검진 결과가 나왔다. 드라마틱하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더 좋았겠으나, 우려했던 대로 아내는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한마디로 생채기 나기 쉬운 명품 구두나 깨지기 쉬운 진귀한 크리스털 잔처럼 앞으로 매우 귀한 대우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의사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질환의 위험성 대비 증상들이 경미한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라고 했다. 불운 가운데 주어지는 약간의 운도 생각해 보면 감사한 일이고, 나는 아내를 지금보다 더 소중하게 모시라는 자연의 계시로 받아들이기로 진지하게 결심했다.


본인이 가장 놀라고 무서웠을 텐데 여느 때처럼 아내는 차분하다. 장모님은 미얀마가 아닌 한국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것에 감사하자며 연신 우리를 위로했다. 장모님도 표현은 못 하지만 상한 속이 표정 밖으로 새어 나온다. 아이들도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약간은 달라졌으나 잠시뿐이다. 아이들은 그래도 된다. 부모의 어려움을 같이 짊어지고 낑낑대는 건 우리 부모나 나로 끝내야 한다.


나도 대단히 우울해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가 보다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고, 우린 그걸 끈질기게 해내면 그뿐이다. 우리 가족은 이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아내의 어려움을 받아들이기로 선택했고, 이제부터 해야 할 일에 보다 집중할 작정이다.


최근 즐겨 듣는 자기 계발 유튜버는 작가이자 강연자인 전직 개그맨 고명환 님이다. 처음에는 개그맨이 자기 계발 관련 책을 쓰고 강연을 한다는 것에 기대가 높지 않았는데, 그의 책 한 권을 읽고 그의 에너지에 완전히 매료되어, 지금까지도 그의 글과 강연을 수시로 챙겨본다. 그의 눈빛과 말의 태도와 일상을 관찰하다 보면, 그는 성공에 대한 열정이 순수하고, 타인에 대한 선한 영향력을 갖는 것에 진정성이 있으며, 성공의 결과물을 독식하는 것이 아닌 사회에 환원하고 나누려는 마음이 있어 좋았다.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그는 다시 태어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아껴가며 산다는 대목이 와닿았다. 정말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최선을 다할 것을 간절히 다짐하지만, 막상 어려움을 수습하면 또 금방 잊는다. 나도 약속 시간에 늦어 곤란할 때면 5분만 서두르지 않은 것을 깊이 후회하는데, 매번 반복한다. 그래서 고명환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용기와 끈기는 본받기 마땅하다.


나도 아내가 그와 같이 삶의 경영 방식을 전적으로 바꾸기를 희망한다. 냉정하게 보면 그동안 누적된 일상의 작은 나쁜 습관들이 몸을 약하게 만들었다. 우리 몸이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고 강력한 경고를 준 것임에 틀림없다. 인생에서 탈 없이 삶을 완주하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불행과 시련이 우리를 비껴가기를 항시 바라고 또 너무 낙심한다. 절대 가능하지 않은 바람이다.


삶에 어려움이 전혀 없기를 소원하지 말고, 크고 작은 어려움은 우리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적절한 재료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입으로 기도하는 대신 손과 발을 움직여 신체를 단련한다면 우리는 보다 건강하고 생기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아내도 본격적으로 자신을 사랑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나는 진심으로 아내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곧 단단해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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