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0206

어른을 준비하는 딸에게 전하는 아빠의 10가지 당부

by 미스터Bit

오늘은 딸의 초등학교 졸업식이다.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상실의 공간을 생명의 탄생으로 찾아와 채워준 딸이 벌써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마냥 아이 같았던 딸은 어느새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막 태동하기 시작한 사춘기 소녀가 되었다. 1993년도에 국민학교를 졸업한 아빠가 이제 어른 준비를 해야 하는 딸에게 전해주고 싶은 10가지 당부를 적어 본다.


나는 아직 지혜가 완성되지 않은, 여전히 지혜를 찾아다니는 여행자이지만, 우리 딸에게 나누어줄 인생의 경험과 거기에서 얻은 약간의 현명함은 있다. 작은 지혜지만 희미한 나침반이라도 되기를 희망한다.


첫째, 신체와 정신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여라. 먼저 신체가 건강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라는 최고의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건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아는 삶의 축복이다. 또한 정신이 건강하면 세상이 보내주는 행운을 예민한 감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운동과 독서를 매일 숨 쉬듯 하며 삶에 가까이 두면, 너는 네 눈에만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둘째,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고민하여라. 손톱 크기의 도미노는 1.5배 크기의 다른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 있는데, 이 힘이 57번째 도미노까지 이어지면, 그 길이는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에 이른다. 습관의 정수는 바로 이런 작은 힘으로 큰 운명의 무게를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 습관을 많이 모아 가느냐가 네가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사느냐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셋째, 타인에게 친절하여라. 친절은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큰 보상을 받는 말도 안 되게 이로운 삶의 자세이다. 네가 가짜가 아닌 진짜의 친절을 신체의 일부처럼 너의 것으로 온전히 만들어 지니고 다닌다면, 많은 사람이 너에게 이롭기를 온 마음으로 바라며 도울 것이다.


넷째, 아름다운 것들을 보기 위해 노력하여라. 네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지는 것들이 모여 너의 의식을 이루게 된다.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듣고 만지는 것만으로도 너의 의식은 계속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너를 이끌 것이다. 세상은 결국 네가 가진 창으로 바라보는 모습인데 너의 창을 아름답고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이 아름다운 것들, 즉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섯째, 부모와 형제를 존중하여라. 특히 엄마에게는 평생 감사해라. 부모는 네가 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생명을 희생해가며 너를 키워낸 존재이다. 특히 엄마는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절대적인 존재 혹은 신에게 바쳐, 세상에 너를 빚어낸 창조자이다. 그 조각의 일부가 너의 형제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너희는 하나다. 또한 세상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인데, 그 법칙이 따르지 않는 존재는 오직 부모와 형제밖에 없다. 네가 존중으로 그들을 대할 때야말로, 그들이 네게 넘치게 나눠 준 사랑의 가치가 보이게 될 것이다.


여섯째, 가족의 화목에 감사해 하라. 열에 아홉 가족은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갈등과 불행을 감추며 산다. 네가 다행히 우리 가족이 화목하다고 느낀다면,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그 화목을 지키고자 처절하게 노력 중이라는 증거이고, 그것 자체로 칭찬받아 마땅한 수고이다. 화목한 가정은 네 삶에 튼튼한 베이스캠프이며, 네가 삶의 고난과 부딪혀 실패할 때마다 다시 돌아와 재정비할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일곱째, 외모만 아름다운 것을 좇는 데 삶을 낭비 말아라. 대신 맑은 영혼과 깨끗한 기운의 사람들을 골라내는 눈을 키워라. 전혀 어렵지 않다. 내가 위에서 강조한 당부들을 네가 노력하고, 그런 너의 노력을 높게 사는 이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일 것이다. 단언컨대 좋은 사람들을 가까이 두고 풍요롭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네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덟 번째, 우리나라 국민임에 자부심을 가져라.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2년 반을 보낸 너에게 이 부분은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눈 떠보니 가난하고 희망이 없는 국가의 길 위에 태어나 있는 그들을 가엾게 여기고 공경하여라.


아홉 번째,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이로운 어른으로 자라기를 꿈꿔라. 곧 알게 될 사실이지만 나이가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네가 길거리에서 목격하듯이 수많은 나이만 많은 사람들이 어른 흉내를 내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이고 인생이다. 모든 것은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며, 사회에 이롭지 못한 행동을 일삼는 자들은 결국 그에 마땅한 자연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도 가치가 있지만, 사회에 이로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이자 고귀한 일이다.


열 번째로, 지구가 병들어 감을 슬퍼하여라. 네가 잘 알듯이 너와 우리 가족, 친구들이 경험하는 지구의 풍요로움은 극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 누리는 특권이다. 여전히 병드는 지구의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와 기후 온난화, 식량 부족, 물 부족, 전쟁 등으로 말 그대로로 지옥에서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특권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순간, 네가 사명을 가지고 온 이 지구를 언젠가 어리석게 떠날 수 있음을 명심하여라.


네가 눈치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강조한 열 가지 당부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가치에 기반해 나의 생각을 담았다. 자신을 단정히 하고 가족을 존중하고 사회와 국가에 이롭기를 지향하며, 우리가 사는 이 세계의 아픔까지 공감할 줄 아는 어른이 된다면, 너는 꽤 괜찮은 어른이 될 것이고, 엄마와 아빠는 우리 역시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의미 가운데 너라는 인류의 유산을 이 세상에 남겼다는 커다란 기쁨을 가질 것이다.


이야기가 길었지만 거창할 필요 없단다. 그저 네가 만나는 단 한 사람이라도 너로 인해 이롭기를 바라는 마음이면 너는 충분히 아름다운 어른이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부를 매일 내 계좌에 새로 채워 준다고 해도 바꾸지 않을 너는, 나의 가장 영롱한 구원이자 빛이란다. 네가 가능한 큰 꿈을 꾸며 원 없이 먼 곳까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여행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원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양관식의 대사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힘들면 언제든 빠꾸해. 아빤 항상 너를 위해 지금 이곳에 서 있을 테니까. 네가 하는 모든 게 나는 다 괜찮고 좋아.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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