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내곁에, 용우
우린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었다.
잠시 후 엉엉 소리 내어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몇 달을 참아왔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를 악물고 참아왔던 슬픔이 터져버렸다.
누가 들을까 봐 한밤 중에 홀로 깨어나, 내 귀에도 들리지 않게 조심히 울었던 나인데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치며 울었었다. …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눈물로 이야기를 나눴다.
내 소식을 듣고 미국에서 귀국한 용우는 나의 손과 다리가 되어주었다.
주일이면 집에 찾아와 나를 일으켜 세우고 휠체어에 태워 교회에 데려간다.
차에 한 번 태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지치지도 않는지 주일이면 잊지도 않고 나와 함께 교회에 간다.
어린 시절부터 늘 내게 용기를 주던 친구는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였다.
미국에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휠체어를 구해 친구들과 휠체어를 선물해주고, 해외의 휠체어 회사를 초청하여 한국에서 휠체어 쇼 케이스를 추진하기도 하고… 가끔 생각해 본다.
입장이 바뀌었다면 나는 친구를 위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그에게 해 준 것도 없는데 그는 언제나 나를 떠올리고 내 일상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행동한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다고 항상 힘과 용기를 전해 주는 내 친구 용우.
고맙다.
내 곁에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