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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Nov 16. 2016

제1장 가수가 되다

늘 내 곁에, 용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용우와 쌍문 중학교 10명의 친구들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초등학교 때 동네 오락실에서 매일 만나던 꼬마친구 용우는 나와 인생을 함께한 가족과도 같은 친구다. 

피아노와 성악, 골프에 수영까지. 그는 뭐든지 잘하는 친구였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내게 록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함께 기타를 배우기도 했다. 


함께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보다가 밖으로 뛰어나가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농구도 하고, 독서실에서 벼락치기 시험공부를 하다 몰래 나와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밤새도록 락 음악 이야기를 나눴던 나의 친구 용우.      


“커서 성공 못하면 무조건 택시 한 대씩 사주기다.”     


우리는 훌쩍 어른이 되었다. 

용우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나는 가수로 데뷔를 했다. 

사회에 막 발을 내디딘 우리는 정신없이 바빴고 각자의 자리에서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도록 우리는 서로 만나지 못했었다. 


6년이 지난 어느 날, “어이~ 친구” 새하얀 치아를 보이며 용우가 나를 찾아왔다. 

당시 나는 군 복무 중이었는데, 까맣게 타버린 까까머리 김혁건이 궁금해서 미국에서 여기까지 면회를 왔단다.       


“힘들 텐데 왜 특전사 지원했어?”

“나도 후회하는 중이다.”  

   

우리는 미친놈들처럼 껄껄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긴 시간 만나지 못했는데도 꼭 어제도 만났던 것처럼 편안했다. 

친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고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친 나는 사회로 복귀했다.      

그리고 내게 사고가 일어났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걸까? 

친구에게 소식을 전하는 게 한참이나 미뤄졌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전화를 했다.    

   

“나 아파서 그 동안 연락을 못 했어.”

“뭐?”

“목이 부러져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었어.”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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