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 중학교 10인의 용사들
사고 이후 불편해진 몸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상실감에 빠져 일분일초 시간을 견디는 것도 괴로웠지만,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건 사람들이 내게서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학창시절부터 알아왔던 친구들, 함께 음악을 나누었던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사고가 나자 많은 사람들이 날 찾아왔고 진심으로 위로하고 응원해주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 달에 몇 번이 몇 달에 한 번으로 바뀌었고, 점점 1년에 몇 번으로, 2년, 3년… 그리고는 날 찾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각자의 삶이 다르고 바쁘니 어쩔 수 없음을 알면서도, 내 처지 때문에 대인관계가 무너진 것 같아 절망적인 생각만 들었었다.
인생에 뚫린 커다란 구멍이 다시는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나의 두려움을 잠재워 준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쌍문 중학교 10인의 용사들이다.
중학교 때부터 청춘을 함께한 이 사나이들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함께!
어디 있든 무엇을 하든 “우리 친구 아니가”를 외치는 의리의 사나이들이다.
내가 가수가 되어 이름이 알려졌을 때에도 누구 하나 특별대우를 하거나 시기하지 않던 중학교 시절 그 모습 그대로의 유쾌한 용사들.
사고가 났을 때 부모님보다 먼저 달려와 병상을 지켜 준 친구들은 참혹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나를 보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하지만 용사답게 힘을 내더니 세 네 명씩 조를 짜 하루 두 번 있는 중환자실 면회 시간에 맞춰 나를 보러 왔다. 힘들어 하는 우리 부모님께 기운 내시라며 홍삼에 영양제까지.
먹을 것을 잔뜩 사오기도 하고, 하루 종일 병원에 있는 날 위해 태블릿 PC에 영화를 저장해 오거나 MP3에 라디오까지 챙겨주었다.
그들은 그렇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날 찾아와 이 아픈 마음을 채워주었었다.
“누가 하시겠어요?”
“제가 할게요.”
“제가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